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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안녕!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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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988년 한 일간지 1면에 '최루탄도 국민총생산(GNP)을 높인다'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당시만 해도 국가 경제성장률을 측정하는데 국내총생산(GDP) 대신 GNP를 썼다.

GNP든 GDP든, 이 칼럼은 총생산으로 나라 경제를 측정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합계 개념이어서 개개인의 소득과는 무관할 수 있다는 점, 생산 총량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산업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 자연환경의 파괴, 도시문제, 재해 등의 부정적 효과가 무시된다는 점을 꼬집었다.
간간이 총생산 방식으로 경제를 재단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들은 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 신문에서도 이미 30년 전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이 신선했다.

이미 30년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여전히 경제를 총생산의 관점에서 따지는 방식은 유효한 기제로 작용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 유력 언론들도 여전히 총생산을 따지는 GDP를 중요하게 다룬다.

잘못된 부분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총생산 방식이 유지되는 것은 경제 관련 인사들의 무능함 때문일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총생산 방식으로 경제를 재단하는 방식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든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2012년 국가부채 위기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른 후 GDP 숫자를 늘리기 위해 마약, 매춘 등 지하경제 거래액도 GDP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보면 의심의 여지가 있다.
30년 전 일간지 1면 기사를 본 계기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안녕! 민주주의' 전시에서였다. 전시된 사진 작품이나 자료가 기대보다 많지 않아 전시회 자체에 대한 감흥은 크지 않았다. 다만 전시회 제목 자체가 묘하게 여운이 남겼다. 한 시인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라고 했던 것이 불과 40여 년 전이었는데, 이젠 '안녕'이라고 인사를 나눌 정도로 시간이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불과 40여 년 전'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런데 또 총생산 칼럼에서는 시간이 정체돼 있는 느낌이다. 이걸 정치는 앞으로 나아갔는데, 경제는 그렇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석해야 하나?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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