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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현정 "베토벤, 알면 알수록 측은한 마음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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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예술의전당에서 2년만의 내한리사이틀 '바흐·베트벤 연주'
"바흐는 아버지·베토벤은 애인…한국에서 연주할 때마다 울컥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토벤을 공부하다 보면 삶이 어떻게 이렇게 힘들었을까, 너무 측은한 마음이 든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다음달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와 베토벤의 음악으로 2년 만에 국내에서 리사이틀 무대를 갖는다. 임현정은 8일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와 베토벤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바흐를 아버지, 베토벤을 애인에 비유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가 수술을 받고 약해진 모습을 보면서 베토벤과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바흐나 베토벤이나 모두 성스러운 존재로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절대 무너지지 않는 존재로 생각했던 아버지가 심장 수술을 받고 그래서 아버지도 연약한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예술과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베토벤도 나와 동떨어진 다른 인물이 아니라 나처럼 아픔과 상처가 있는 약한 인간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상처와 아픔의 감정들을 음악에 담아낸 것이고 그런 아픔들을 표현해줘야 하는 것이 연주가의 몫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임현정이 8일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임현정이 8일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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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은 특히 베토벤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베토벤을 스토커처럼 파고들었다. 바흐는 아무리 그의 일생을 알게 돼도 아버지 같다는 마음이 떠나지 않는데 베토벤은 다르다. 베토벤의 삶을 알게 되거나 음악을 연주하다 보면 그의 힘든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때 왜 옆에서 돌봐주는 여인이 없었을까라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베토벤을 공부하다 보면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임현정의 다음달 리사이틀 무대는 베토벤의 첫 번째 소나타로 마지막 소나타로 끝난다. 베토벤의 소나타 사이에 바흐의 음악을 연주한다. "베토벤은 운명과 계속 싸우는 삶을 살았다. 베토벤이 운명과의 싸움을 어떻게 시작하고 끝맺는지 파고들고 싶었다. 베토벤의 첫 소나타는 20대 초반에 만든 곡이라 굉장히 반항적이고 운명에 도전장을 던지는듯한 느낌을 준다. 반면 마지막 소나타는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 화해, 평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듯 하다."
임현정은 평생 동안 바흐나 베토벤을 공부하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음악이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생각해 말이나 글과 같은 텍스트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면 이전에 느끼지 못 했던 것을 알 수 있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바흐나 베토벤에 대한 공부는 평생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임현정은 3살에 음악을 배우기 시작해 12살에 자의로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주무대가 유럽이었던 셈.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 연주를 할 때마다 울컥 하는 마음이 있다"며 다음달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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