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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술 펼치던 故 임세원 교수…참담한 눈물 속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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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임세원 교수 눈물의 발인…가족·동료 등 60여명 배웅
유족, 조의금 의료계 발전 위해 기부하기로
경찰, 피의자 박씨 망상 빠져있어…"머리에 폭탄 설치"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발인이 4일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발인이 4일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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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영정사진과 위패를 든 두 아들이 병원을 나서자 곳곳에서 울음이 새어 나왔다. 앳된 얼굴의 두 아들은 아직 아버지의 부재를 실감하지 못했다.

환자들의 친구였던 의사, 위급한 상황에서도 간호사들의 안위를 먼저 걱정했던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7)의 발인 당일(4일) 아침,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입구의 공기는 유난히 차가웠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동료 의료진 등 60여명이 앞을 메웠다. 일부 동료들은 병원 옆 주차장 건물에 올라 허망한 듯 임 교수의 운구를 지켜봤다.
이날 오전 7시50분께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임 교수의 아내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운구차에 실린 고인의 관을 붙잡고 오열하던 아내는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임 교수의 10대 아들들은 장지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 마지막 가는 아버지를 배웅했다. 임 교수의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에 마련됐다.

임 교수의 발인은 불교식으로 치러졌다. 운구차가 병원을 떠나자 고인의 마지막을 실감한 동료들은 그제야 눈물을 훔쳤다. 스님의 목탁 소리가 동료들의 울음소리와 뒤엉켰다. 생전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헌신해온 고인이었기에,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생을 마감한 상황은 유족과 동료들의 비통함을 더했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발인이 4일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발인이 4일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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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외래 진료환자 박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 차례 찔려 숨졌다. 당시 임 교수는 박씨가 위협을 가해 피하는 도중에도 간호사들을 살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강북삼성병원에서는 임 교수를 기리기 위한 영결식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200석 규모의 영결식장엔 300명이 넘는 동료들이 나와 임 교수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강북삼성병원은 고인을 위한 추모공간을 병원 내에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오후 2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한 임 교수의 빈소에는 동료 의사와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일부 장례비를 제외한 조의금을 강북삼성병원과 고인의 뜻을 이어갈 동료 의료진들에게 절반씩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임 교수의 빈소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임 교수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는 치료대로 하되 이런 일은 다시 생기지 않도록 보건복지부, 정신의학회 등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정부 차원의)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의자 박씨는 자신의 머리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 폭탄을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경비를 불러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다. 박 씨는 조울증을 앓고 있고 과거 강북삼성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경찰은 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전날 강북삼성병원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진료기록을 분석하며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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