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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미제수첩]④“가방에서 손발이 나와”…안산 리어카 토막 시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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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7월6일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모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시신이 토막 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리어카에 담겨있었다. 사진은 다음 로드뷰에 찍힌 사건 현장.

지난 2011년 7월6일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모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시신이 토막 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리어카에 담겨있었다. 사진은 다음 로드뷰에 찍힌 사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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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방치된 리어카를 치우려는데 가방에서 심한 냄새가 나, 가방을 칼로 찢어보니 손발이 나와 변사체라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을 발견한 경비원은 끔찍했던 당시의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안산 리어카 토막 시신 사건’의 시작이었다.

2011년 7월6일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모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시신이 토막 난 여성의 시신이 리어카에 담긴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이곳에 살던 주민이었으며 4년여 전 행방불명 돼 5년 후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다.
용의자의 범행 수법은 잔혹했다. 경찰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시신 양 엄지손가락을 절단했다. 목 부위도 훼손된 상태였다. 시신은 알몸 상태였다.

시신을 발견한 경비원에 따르면 당시 리어카 위에는 천이 덮여 있었다. 천 아래는 큰 아이스박스가 있었고 아이스박스를 열자 무언가 흰 비닐에 꽁꽁 싸여 묶여 있었다.

경비원은 묶인 매듭을 풀 수 없다고 판단해 비닐을 찢었다. 그러자 극심한 악취가 났으며 비닐 안에는 또 다른 큰 여행 가방이 나왔다. 이 가방을 열자 사람의 발이 나왔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긴급히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따르면 시신은 미라 상태에서 심하게 부패 돼 있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에 따르면 사망 시점은 시신발견 시점에서 최소 6개월 전이나 1년 전 정도로 추정됐다.

사인은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밝혀내지 못했다. 사실상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또 시신이 발견된 놀이터 인근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어 수사는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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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 발견된 리어카 주인은 피해자와 동거 관계…모두 사망해 수사 어려워

그러다 수사는 리어카 주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피해자와 리어카 주인 주인 A(당시 66) 씨는 당시 동거를 했던 사이로 밝혀졌다.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에 따르면 A 씨는 과거 불륜을 했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력이 있었다. 이후 하반신이 불편한 여성 B 씨와 재혼했다가 이혼 한 뒤, 자신의 집에서 전 처인 B 씨, 피해자 C 씨와 함께 동거를 시작했다.

동거 기간은 한달이 조금 넘는 43일이었다. 동기 기간 중 피해 여성 C 씨는 B 씨를 상대로 집에서 나가줄 것을 강요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 씨는 C 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에 따르면 C 씨는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

그러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의 신원과 행적은 2006년 4월 이후 끊긴다. 통신, 건강보험 진료기록, 가정생활 등을 포함한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2006년 3월31일 후로 모든 (연락이)게 다 끝난다”고 설명했다. 그 기간 피해자를 본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인 2009년 12월 암으로 숨진다.

◆ 피해자 2005년 행적 끊겨…2011년 싸늘한 주검으로, 시신 유기됐나

일각에서는 누군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해당 방송에서 “(누군가가) 일정 기간 보관하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아이스박스에 (시신을) 넣고, 냄새가 나지 않도록 얼음을 넣는다든가, 아니면 다른 특별한 장치를 해서 그러면 아이스박스 채 있는 것은, ‘(시신을) 오랫동안 보관했다는 것을 의미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피해자 C 씨 사망 시점은 최소 그의 행적이 끊기는 2006년 4월 전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이후 5년 동안 행적이 끊겼다가 지난 2011년 7월 참혹한 상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사를 통해 피해자의 사망 시점 당시 나이는 44세로 밝혀졌다. 특이한 것은 당시 실종된 피해자 통장에 입금되고 있던 정부 지원금을 누군가가 계속 인출했던 정황도 나왔다.

하지만 결국 도대체 누가 왜 이렇게 잔인하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이 사건은 시신 발견 시점으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안산 단원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가) 어디에 살았으며 무엇을 했는지 등에 대해 전혀 행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용의자가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잘 아는 등 지리감이 있고, 범행에 있어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현장을 찾아 “이 지역 아파트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을 범인이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시간, 순찰시간, 또 이곳에 언제 사람이 없는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진, 이곳에 상당히 익숙한 용의자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희생자는 면식 관계임이 의심된다”며 “지문을 없앴다는 것은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면 피해자와 본인의 관계가 밝혀짐으로써 검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피해자 신원을 밝히지 않기 위해 본인 생각 내에서 나름의 노력을 한 것”이라고 분석, 용의자와 피해자는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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