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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27> 환자의 권리와 책무

최종수정 2019.01.04 11:50 기사입력 2019.01.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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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27> 환자의 권리와 책무
중병에 걸린 환자라는 사실이 확인되자마자 몸을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대단한 벼슬자리에 오른 사람처럼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하고, 자신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조차 하지 않으려 하며, 대우가 소홀하다고 느끼면 쉽게 상처를 받는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을 환자의 권리나 특권으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중병에 걸렸을 때 잘 나을 수 있도록 가족이나 동료들이 환자를 보호하는 마음으로 배려하는 것은 사랑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환자가 주변 사람들의 배려에 감사하며 투병하는 것은 치유에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대우를 환자의 권리나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은 질병의 치유에 필요한 환자의 역할을 소홀이 할 소지가 있어 오히려 치유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많다.

‘모든 사람들의 몸 안에 의사가 있으며, 이 의사가 질병을 낫게 하는 최고의 능력’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 몸 안에는 어떤 질병이든지 낫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명의인 자연치유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유전학자들은 이러한 자연치유시스템이 세포 안에 유전자 형태로 존재하며, 질병별로 어떤 염색체의 어느 위치에 있는 유전자에 문제가 생겼는지까지 세상에 알려주었다.

유전학과 후성유전학이 질병의 원인은 유전자의 변질에 있으며, 유전자는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변질된다는 사실을 밝혀줌에 따라 모든 질병의 원인은 환자 자신의 문제임이 명백해졌다. 아직까지 현대의학은 변질된 유전자를 완벽하게 회복시키지 못하므로 환자가 질병의 원인이 된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병이 나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질병에 걸리기 전에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여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익숙해진 생활습관이 유전자를 변질시켜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도 이를 모두 바꾸기는 쉽지 않다. 질병에 걸린 다음에 병원을 찾아가지만, 아직까지 현대의학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뻔하다. 질병의 원인이 된 잘못된 생활습관은 고치지 않은 채 통계자료가 보여주는 삶을 살고 고생하며 죽어갈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생활습관을 버리고 ‘명 환자(생명이야기 122편 참조)’가 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통계가 보여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싫다면 환자의 권리나 특권에 안주하지 말고, 명 환자가 되어 환자의 책무를 다하여야 한다.

환자의 예후가 가장 나쁜 경우는 병원 치료는 받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평소에 하던 일까지 누군가에게 의존하려는 환자들이다.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질병이 발견되기 전보다 자연치유 기능은 떨어져 있는데, 거기다 기본적인 활동마저 줄이면 자연치유 기능은 거의 없어지므로 죽음은 훨씬 빨리 찾아온다.

명 환자가 되는 것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므로 오직 환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몸 안에 있는 자연치유시스템을 망가뜨린 장본인은 바로 자신임을 인정하고,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환자의 권리는 조금도 기대하지 말고, 환자가 해야 할 책무를 다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식습관부터 운동, 생각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생활습관은 무엇이든지 바꾸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움직일 수 있는 한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몸은 어떤 기능도 사용하지 않으면 서서히 죽어가지만, 적당히 사용하면 본래의 기능을 서서히 회복한다. 능력이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이나 주변에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실천하는 것도 자연치유시스템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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