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시위대(오른쪽)와 대치중인 경찰들. (EPA=연합뉴스)

▲그리스 시위대(오른쪽)와 대치중인 경찰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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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해운산업과 관광산업이 발달한 그리스. 우리에겐 여전히 파르테논신전과 산토리니로 대표되는 꼭 가보고 싶은 나라지만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에도 국민성과 연(緣) 중심의 문화, 더디고 불편한 행정,강성노조 모두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KOTRA의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인 오세중 그레이트쉬핑 대표는 KOTRA아테네무역관에 기고한 전문가기고에서 이같은 경험단을 소개했다. 그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당연한 결과라고 봤다. 국가가 차관을 들여와서 건설적이고 수익성 있는 분야에 투자하지 못하고, 공기업의 적자를 보전하거나, 부패한 개인 정치인들이 착복을 하고, 그런 상황이 오래 지속됐지만 그렇게 다가올 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없었고, 사전 대비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가적 위기에 국민들은 동참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국가 위기는 정부가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므로 정부가 책임지라는 식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부패한 정부를 뽑아준 것도 바로 자신 국민들이기 때문에 결국엔 국민 책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오 대표는 "받을 돈은 빨리 받고,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주려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그래서 국가적 채무도 제대로 갚지를 못해서 몇 차례 상환 불능상태에 빠져 재정위기가 처해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 대금을 제때 제대로 받는 것이 어려움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혈연과 지연도 고착화됐다고 한다. 오 대표는 "어느 회사의 오너 옆에 오른팔 격으로 핵심 중요업무를 다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면 혈연이거나 같은 동향 출신인 경우가 많다"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족, 친인척이나 동향 사람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 나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디고 불편한 행정, 무책임한 업무 처리도 과거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오 대표가 겪은 일화다.


"어느 은행의 A지점에서 계좌 개설 후 다른 지역에 있는 동일 은행의 B지점에 가서 송금을 요청했더니 송금할 수 없으니 A지점으로 가서 하라는 만들라고 했다. 항의를 했더니 송금 요청 레터를 달라고 해 서명 후 제출했더니 송금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1~2주 뒤에 다시 동일 금액이 동일인에게 송금돼서 A지점에 가서 확인해 본 결과, 동일 금액이 동일인에게 두번 송금됐다. 담당 직원은 자기 잘못은 없고 두 번 송금 지시를 받았다고 항변을 했다. 재확인해보니 한 번은 B지점에 준 송금요청 레터를 A지점에서 당일 팩스로 접수 후 송금했고, 그 다음 약 1주 후에 B지점에서 그 동일 레터 원본을 파일 보관용으로 A지점에 보냈는데, 그걸 받고 다시 송금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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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기가 막히고 할 말이 없었다"면서 "그러면 B지점에서 동일 레터를 10번 팩스로 보내면 10번 송금하냐고 물으니까 그렇다는 궤변을 들은 적이 있었다. 과오를 잘 인정하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무슨 투자를 하고 사업을 추진할 때는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만 시행착오나 낭패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무상태가 어려우니 채권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업무 처리가 늦기 때문에 추진 속도 진행 계획에도 고려해야 할 것이며, 특히 강한 노조가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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