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갑질철퇴②]냅킨까지 비싼 값에 강제 구입…만천하에 드러난 乙의 고통
물품 강매부터 허위 정보 계약까지…‘甲의 횡포’ 어디까지
실제 인테리어 비용, 정보공개서보다 평균 32% 비싸기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치킨전문프랜차이즈 가마로강정의 본사 마세다린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5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치킨 맛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데 무관한 50개 물품을 5년여 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했다는 이유에서 결정된 조치다. 강매는 마세다린이 가맹업을 시작한 2012년부터 2017년 9월까지 계속됐다.
가맹계약서에는 타이머, 냅킨, 위생마스크 등 9개 부재료를 자신으로부터 구입하지 않으면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쓰레기통이나 국자, 온도계 등 41개 주방 집기들은 개점 시 최초로 구입하도록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개점 승인을 거부하거나 보류했다. 가맹점주들의 선택권이 원천 봉쇄된 셈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최근 빈발하고 있는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물품을 가맹점주에게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마진을 부가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초까지 가맹본부가 구입 요구 품목을 공급하면서 취하는 마진 형태 가맹금의 규모 등과 관련한 세부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밥 프랜차이즈 본사 더맛코리아도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가맹희망자에게 예상 월 매출액, 재료비 등 예상 수익상황에 관해 허위, 과장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가맹사업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로 규정하면서 가맹점사업자에게 2700만원 상당의 가맹금을 지체없이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물품 강매, 허위 계약서 작성 등 ‘을(乙)’로 불리는 가맹점주들의 고통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최근 가맹본부의 ‘갑(甲)질’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제재를 받게 되면서 알려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의 가맹점주들이 구입 강제 품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와 서울시, 경기도가 지난 7~10월 가맹분야 최초로 합동 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건의 · 애로사항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가맹점주 중 56.0%는 구입 강제 품목 관련 사항을 꼽았다. 구입 강제 품목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그 공급과정에서 가맹본부가 얻는 이익의 규모가 불투명한 점 등을 지적했다. 뒤이어 가맹점 영업 지역 보호 미흡(5.9%), 인테리어 강요(4.4%), 판촉행사 강요(4.4%) 등도 제시됐다.
이는 공정위, 서울시, 경기도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치킨, 커피, 분식 업종의 30개 브랜드(업종별 10개) 소속 가맹점 2000곳을 방문해 각 브랜드의 정보공개서 내용 중 가맹희망자의 창업 의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맹금, 가맹점 평균 매출액, 인테리어 비용 등 3개 항목이 실체와 부합하는지 여부를 점검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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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서도 충분치 않았다. 조사대상 30개 브랜드 모두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구입 강제 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취하는 차액 가맹금에 대한 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고 있지 않았다.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인테리어 비용이 실제 비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와 관련해 20.2%는 실제로 지출한 비용이 더 많았다고 답했다. 실제 지출한 비용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비용에 비해 평균 32%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응답자는 비용을 더 지출한 원인으로 ‘정보공개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시공항목(수도, 전기공사 등) 추가(32.3%)’,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비용 산정 기준이 불명확했다는 점(24.0%)’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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