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폐기물 줄이는데 매립비까지 내라니요"
생활폐기물 소각해 전기 생산하는 발전사
내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에 환경부담금 폭탄 '발등의 불'
속타는 발전사…최대 年 20억 매립비 낼 수도
"지역 생활폐기물 줄이고 있는데 규제만 늘어" 불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소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포스코 자회사 부산이앤이가 내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소각되지 못 한 폐기물 처리에 연간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매립비용을 내야할 처지에 놓여서다. 부산이앤이와 같은 처지인 생활폐기물 발전사는 국내에만 100여곳에 달한다. 포스코는 최근 환경부에 "부담을 줄여달라"며 법 시행에 따른 애로를 건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이 시행된다. 폐기물을 단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제정됐다. 소각장과 매립장에 반입되는 폐기물에 대해 무게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재활용이나 전기 등 에너지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매립장이 포화상태인 현 실정을 반영한 것이지만 생활폐기물 발전사에도 이 법이 똑같이 적용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부산이앤이는 부산시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원료로 전기를 생산한다. 하루 처리량은 900t으로 부산시에서 나오는 하루 생활폐기물 4000t의 22.5%에 달한다. 부산이앤이는 선별작업을 통해 타는 폐기물을 골라내고 이를 소각해 연간 5만7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19만㎿h를 생산한다. 에너지 회수율은 70%다. 폐기물이 100이면 70%를 에너지로 회수하는 셈이다. 폐기물에 들어있던 뼛조각, 건전지, 불연성 폐기물 등 30%는 매립해야 한다.
자원순환기본법이 시행되면 부산이앤이는 소각이 불가능해 매립해야하는 폐기물에 대한 매립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협약에 따라 폐기물 운송비와 처리비를 부담해온 부산시는 매립비까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업장 폐기물인 만큼 부산이앤이가 부담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매립비는 t당 1만~2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최대 2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억원 당기순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이상석 부산이앤이 대표는 "정비비용인 수선충당금 설정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적자가 계속되다 보니 70%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에는 1원도 배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운반비, 처리비를 스스로 내고 있는 다른 발전사들은 법 발효로 매립비까지 가중돼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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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매립량을 줄일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소각 가능한 생활폐기물을 부산이 선별해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이앤이는 종량제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부산시로부터 그대로 받아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 회수율을 70%까지 높여 매립량을 줄인 것도 소각 가능한 생활폐기물을 많이 받아서가 아니라 여러 단계의 선별 과정을 거쳐 폐기물을 꼼꼼하게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폐기물 제로'라는 정부 취지에 동참해 폐기물을 줄이고 있음에도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혜택은 없고 법에 따라 품질검사 등 규제만 너무 가혹하다"며 "오히려 기존에 있던 재생에너지 가중치까지 없애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사업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폐기물을 에너지로 돌려주는 좋은 취지의 사업인데 부담만 지우면 영세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지역 폐기물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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