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불법대부업 광고 무분별하게 확산…스팸차단 피하려 ‘세로드립’까지
불법대부업체 정확한 규모 파악 안 되고, 제재는 ‘깜깜’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98년생 누구나 OK, 당일 300~3000만원 가능”


정식 등록되지 않은 불법대부업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조건 없는 저리의 대출을 미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최대 연 3000%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SNS 인스타그램에 ‘소액대출’을 검색하자 13만여개의 게시물이 검색됐다. 이는 페이스북,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신용등급 상관없음’, ‘10%대 이자 가능’ 등을 내세웠다. 또 대부업체명 없이 카카오톡 아이디, 개인 휴대전화 번호 등만 기재했다. 한 페이스북 대부업 광고의 경우 카카오톡의 ‘1:1 오픈채팅’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게시물을 등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픈채팅에 참여해 대출 문의를 해봤다. 대출상담원으로 본인을 밝힌 상대방은 성별·나이·거주지·기 대출 내역·필요금액 등을 물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제공한 뒤, 높은 이자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상담원은 ‘법인 대출’을 제안했다. 허위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 받은 뒤, 개인 명의가 아닌 사업자 명의로 카드를 발급 받아 이를 다시 저축은행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주희탁 한국대부금융협회 소비자보호센터장은 “이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은 모두 명백한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빼내 개인 사채를 쓰거나, ‘요건이 맞지 않는다’며 대출 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쪽지’를 통해 광고를 하는 업체들은 포털의 ‘스팸차단’ 기능을 피하기 위해 ‘세로드립’을 사용하기도 했다. 세로드립은 가로가 아닌 세로로 읽었을 때 숨은 뜻이 드러나는 것을 뜻한다. 가로로 읽었을 때 아무 뜻이 없던 광고 글이 세로로 읽으면 ‘신불자(신용불량자) 가능’, ‘무서류 가능’ 등이 나타나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관련 당국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불건전 문구 금지’, ‘방송광고 금지’ 등 대부업 광고 규제안을 내놓았지만 방송에만 한정돼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 광고의 경우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업체가 대부분인 반면,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이 불법대부업체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파급효과도 더 크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대부업 광고 규제안을 더 내놓을 예정이지만 IPTV 광고를 규제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온라인 광고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의 불법대부업 광고 단속은 업체의 전화를 중지하는 선에서 그쳐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단지 또는 온라인 광고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를 조회해 미등록 업체일 경우 1차적으로 소명의 기회를 준다”며 “불법업체가 아니란 것이 소명되지 않으면 업체의 해당 전화번호를 정지시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체 이용자 4명 중 1명은 TV광고, 다른 1명은 온라인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인지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온라인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인지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업계는 불법대부업체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이용자 수 43만명, 총 이용 금액 13조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 센터장은 “금융위나 금감원의 ‘전국 등록 대부업 및 대부중개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기 전 정식등록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조회결과 전화번호, 등록번호, 상호를 꼭 확인하고 이 가운데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을 경우 명의도용 우려가 있으므로 이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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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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