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펫문화]②유행 따라 사고 버린다?…반려동물의 이면
쉬운 입양이 쉬운 유기로 이어져…제도적인 장치도 유영무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이 넘었지만 이면에는 버려지는 8만여 마리의 유기동물이 있다. 반려동물 유기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된 반려동물은 8만8000여 마리다. 문제는 유기동물 92%가 양호한 건강 상태를 보이고 이 중 45%는 2살 이하의 동물이다. 병이 들거나 나이가 들어서 유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42.6%가 반려동물에 유기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관리비용이다. 병원비나 식비 등 한달 평균 약 2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 비용을 감당하기 부담스러워져 유기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와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TV나 인터넷방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 때문에 유행으로 인식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송에 나왔던 종들은 찾는 이들이 많아 분양되는 개체수가 부쩍 늘어나기도 한다. 한 수의사는 “초보 반려인이 키우기 까다로운 동물이나 견종이 방송에 나왔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이 많다”며 “이처럼 미디어를 통하거나 자녀가 원해서 동물을 쉽게 입양하는 경우 관리비용이나 털 날림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파양을 하거나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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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물유기에 대해 제도적인 장치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정부는 동물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반려동물을 3개월 이상 키울 경우 관할 시군구에 등록하도록 하는 동물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등록된 반려동물은 107만 마리 수준. 그마저도 시행 첫 해 88만8000여 마리가 등록됐고 다음해부터는 10만 마리도 채 등록되지 않아 이미 제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또 미등록자에 대한 단속이나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등록 단속 건수는 3년 동안 494건이지만 실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건 단 한 건에 불과했다.
한 수의사는 “반려동물 입양은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해서 선택해야 할 문제”라며 “반려동물이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팻티켓(펫과 에티켓의 합성어)을 교육해 주는 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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