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상여금 포함여부 두고…노사 격론(종합)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싸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다시 갈등을 표출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을 두고 노사의 의견이 엇갈렸다.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에는 기본급과 직무·직책수당만 포함되고 정기상여금, 식비, 복리후생비 등은 빠진다. 일부 기업이나 영세업자들은 기본급 보다 상여금을 통해 연봉을 올려주는 방안을 선호한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는데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못미치면 기본급 역시 내년에 크게 올려줘야해 일부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이에 경영계에서는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30년 전에 우리나라 기업 상여금이 미미했고 기본급의 200~300% 정도였지만 지금은 800~1200%까지 오르며 일종의 고정급화 되고 있다"며 "최저임금도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같은 경우는 경영계가 이미 15년 전부터 주정해 왔던 사안인데 내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경영계가 꼼수를 부리기 위해 이제와 산입범위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은 오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최저임금에 상여금이나 숙박비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 현재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못미치지만 상여금을 포함해 총 연봉이 4000만원이 넘는 일부 대기업 근로자들까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면 PC방이나 편의점 종사자들처럼 1600만원 수준의 최저임금만 받는 근로자들은 오히려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상여금과 식대를 산입 범위에 포함시키면 최저임금 인상의 정책적 효과가 없다며 현행 유지를 주장한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은 노동자가 1개월 단위로 안정적으로 생계 계획을 세우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최저임금제도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산입범위 확대가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제도의 후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통상 정기상여금은 연간 단위로 지급률을 정해 일정기간 분할 지급한다는 점에서 1개월을 초과하는 장기간 노동을 전제로 산정되는 임금인 만큼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싸고 노사의 대립이 심해지면서 최저임금위원회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TF는 최저임금위가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9월 구성한 조직이다. 노측과 사측, 공익위원이 각각 추천한 전문가 18명이 참여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도재형 이화여대 교수는 현행 유지(1안), 부분 산입(2안), 전면 포함(3안) 등 모두 3개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현행 법령에 의하더라도 기업은 임금 체계를 변경해 기존 임금 항목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변환할 수 있으므로, 최저임금 인상 폭의 다과를 이유로 산입 범위를 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골자다.
2안은 1개월 이내 단위로 지급되는 모든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되, 숙식비와 연장근로수당은 제외했다. 3안은 지급 및 산정 주기와 상관없이 모든 임금·수당·금품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넣었다. 전문가 그룹에선 2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일부에서는 2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토론회 결과 등을 참고해 금년 중 논의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 등의 포함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전문가TF에서 논의하도록 돼 있어 전문가TF에서 여러 방안을 논의해 결정해주면 정부는 그것을 바탕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게 현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