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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이 파나마·마셜제도 등 대표적 조세회피처들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국가 중 하나로 선정되자, 정부가 6일 해명에 나섰다. 조세회피처라는 단어는 공식 명칭이 아니며, '조세분야 비협조적 지역'으로 보도해달라는 게 정부의 요청이다.


안택순 기획재정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많은 언론들이 조세피난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요새는 '조세분야 비협조적 지역'이라는 말을 쓴다"며 "기사를 작성할 때 조세회피처라는 단어 대신 이 말을 써 달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5일 우리나라가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타고 나오자 6일 새벽에 보도자료를 통해 "EU가 우리 조세주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1차로 해명한 바 있다. EU는 최근 파나마와 아랍에미리트(UAE), 마카오, 미국령 사모아, 마셜제도 등 대표적 조세회피처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안 정책관은 브리핑에서 다시 한 번 이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EU의 결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국제적 합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저희는 몇년간 다국적 기업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국제적 공조 작업의 일환으로 OECD·주요20개국(G20)과 함께 BEPS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9월께 BEPS 프로젝트에 대한이행 평가와 관련, 모든 회원국이 모여서 한국의 외국인투자 지원제도가 유해 조세제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안 정책관은 "EU에서는 독자적으로 유해 조세경쟁에 대한 작업을 하다가 지난 2월께 'OECD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그런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그런(블랙리스트) 명단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는다. 다른 주요국들은 모두 블랙리스트 지정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우리와 함께 블랙리스트로 분류된 국가들은 하나같이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국가들뿐이다. EU와의 소통이 부족했던 건 아닌가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닌가'라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안 정책관은 "유해 조세경쟁 기본 작업이 OECD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최근 BEPS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가 유해하다는 제기가 나온 적도 없다"며 "국제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제도인데도 유해함을 전제로 무언가를 약속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OECD 기준을 준용하기로 했던 EU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에 대해서 묻자 "아는 바 없다"고 말을 흐리기도 했다. 또 다른 기자가 우리나라와 해외 국가의 외투세제 지원 차이에 대해 물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대답을 주지 못했다. 종합하면 우리나라가 EU의 블랙리스트에 걸린 이유에 대해 정확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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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해당 부문의 담당국장을 EU로 보내 우리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블랙리스트에서 빠질 수 있는지도 아직 명확치 않다.


안 정책관은 "우리가 유해 조세제도를 갖고 있고 그로 인해 타국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피소받은 국가(우리나라)는 위원회를 통해 유해성 여부를 공론·토론의 장에서 리뷰받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절차 없이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EU를 국제기구에 제소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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