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접근성 개선 프로젝트 진행…4년째 스마트폰 교육 봉사 맡아

백인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디자이너. 사진제공=삼성전자

백인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디자이너.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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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접근성? 부동산 용어인가 싶었죠. 저는 장애인 접근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을 계속 만났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100명은 만난 거 같아요. 팀 전체적으로는 200명 넘을 거예요.”


200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전화 상품 기획을 하던 백인호 무선사업부 UX혁신팀 디자이너(43)에게 2012년 시각장애인도 쉽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 전엔 한 번 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이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는 무작정 시각장애인들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스마트폰은 무엇이고,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등을 속속들이 파악했다. 백 디자이너는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스마트폰 접근성의 불편함을 그때 깨달았다. 그들은 백 디자이너에게 “우리도 갤럭시 스마트폰 쓰고 싶다. 카카오톡 보내고 싶다. 그리고 자유롭게 모바일 쇼핑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도 편안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그는 장애인들의 친구가 됐다.


5년이 지났다. 그동안 백 디자이너가 속한 팀은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인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놨다. 삼성은 2014년 맹학교 학생과 시각장애인에게 이 스마트폰 2000대를 무료로 보급했다. 이후 출시된 모든 갤럭시 제품에도 장애인 접근성을 높인 기능이 자동으로 탑재됐다.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도 출시했다. 시각장애인이 길을 걸을 때 물체가 나타나면 소리로 알려주는 초음파 커버, NFC태그에 설명을 녹음해 뒀다가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음성으로 알려주는 보이스라벨 등이 대표적이다.


봉사활동도 한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교육하는 스마트엔젤 봉사팀을 2014년 창립해 4년째 봉사 중이다. 이 봉사팀 팀장은 당연히 백 디자이너다. 100여명의 임직원이 함께 한다. 업무로 시작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자원봉사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접근성 개선은 전 세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7월엔 갤럭시 S8 시리즈가 스페인 원스재단에서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뛰어난 스마트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 디자이너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나이나 장애 등을 이유로 우리 이웃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삼성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해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 한다면 누구나 신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 디자이너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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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권상은 69주년 세계인권선언기념일(12월10일)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주는 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다.


백씨를 비롯해 14명이 이날 상을 받는다. 국민훈장엔 경기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관장인 이정호 신부가 선정됐다. 국민포장 수상자로는 장애여성 차별 해소를 위한 법률 제ㆍ개정 운동, 취업지원 활동 등을 활발히 해온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가 뽑혔다.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국 외교사절, 인권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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