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시카의 민족주의 정당 연합인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가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코르시카 지방의회 선거 1차 투표에서 45% 이상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코르시카의 분리독립운동 열기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선거를 앞두고 '페 아 코르시카' 지지자들이 모인 모습.(사진=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eacorsica/)

코르시카의 민족주의 정당 연합인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가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코르시카 지방의회 선거 1차 투표에서 45% 이상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코르시카의 분리독립운동 열기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선거를 앞두고 '페 아 코르시카' 지지자들이 모인 모습.(사진=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eacor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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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운동에 따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웃나라 프랑스에서도 분리독립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열풍의 진원지는 코르시카 섬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적 인물인 나폴레옹의 고향이다. 코르시카는 지난 300년 동안 줄기차게 프랑스로부터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으로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족주의 정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분리주의 운동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일간 르 피가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코르시카 지방의회 선거 1차 투표에서 민족주의 정당 연합인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가 45.3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넘은 세력이 나오지 못함에 따라 2차 결선투표가 10일 치러질 예상이지만, 1차 선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 아 코르시카'는 코르시카의 자치권 확대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민족주의 정파들이 모여만든 정당 연합체다.

이에따라 코르시카의 분리독립운동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코르시카의 민족주의 정당들은 프랑스로부터의 완전한 자치와 함께 고유언어인 코르시카어의 지위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1970년대부터 지난 2014년까지 무장독립투쟁을 벌였던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FNLC)' 조직원들의 사면도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영토인 사르데냐섬 바로 위에 위치한 코르시카 섬(붉은 외곽선 표시) 모습. 지중해 서부 일대의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고대부터 페니키아, 카르타고, 로마, 이슬람 등 각종 세력들이 점령했으며 14세기부터 제노바의 지배를 받다가 1768년, 프랑스에 매각됐다.(사진=구글맵)

이탈리아 영토인 사르데냐섬 바로 위에 위치한 코르시카 섬(붉은 외곽선 표시) 모습. 지중해 서부 일대의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고대부터 페니키아, 카르타고, 로마, 이슬람 등 각종 세력들이 점령했으며 14세기부터 제노바의 지배를 받다가 1768년, 프랑스에 매각됐다.(사진=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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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르시카의 독립운동은 수백년전부터 이어져내려왔다. 원래 로마제국 시절부터 이탈리아 문화권에 속해있던 코르시카는 역사적으로 주인이 수차례 바뀌다가 14세기부터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중 하나인 제노바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18세기에 들어서서 지중해 무역이 쇠퇴하며 제노바의 경제력이 약화되자, 코르시카 내부에서 독립운동이 격렬해졌고 반란이 수차례 일어나면서 코르시카의 무장독립투쟁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제노바 입장에서는 코르시카의 무장독립세력을 진압할 군사력도 충분치 않았고, 대부분 가난한 산촌지역인 코르시카의 경제적 가치도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결국 제노바는 1768년, 프랑스에 코르시카를 매각해버렸고 하루아침에 코르시카는 프랑스 영토가 됐다. 하지만 이미 코르시카 독립 공화국 수립을 목표로 무장투쟁 중이던 코르시카인들은 프랑스의 지배에 항거해 더 강력한 독립전쟁을 펼쳐나갔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10만 대군을 파견해 코르시카 독립군을 궤멸시켜버렸고, 이후 프랑스에 강제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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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로부터 독립투쟁을 벌였던 '코르시카 공화국(Repubblica Corsa)' 국기를 들고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정당을 응원하는 모습.(사진=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eacorsica/)

18세기 프랑스로부터 독립투쟁을 벌였던 '코르시카 공화국(Repubblica Corsa)' 국기를 들고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정당을 응원하는 모습.(사진= '페 아 코르시카(Pe a Corsica)'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eacor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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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 이후 왕정이 무너지자 한때 다시 독립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코르시카 출신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의 황제로 집권하면서 독립 열기가 가라앉았고, 프랑스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분리독립운동이 꾸준히 이어졌는데 이는 코르시카와 프랑스간에 문화, 언어, 인종적 차이가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이후부터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FNLC)'의 무장독립투쟁과 테러가 2014년까지 이어졌다. 이에따라 유럽 내부에서는 북아일랜드, 카탈루냐, 플랑드르, 바스크 등 지역들과 함께 분리주의 운동의 본거지 중 하나로 분류돼왔다.


현재 코르시카의 민족주의 정당 세력들은 당장 프랑스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카탈루냐 사태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분리주의 운동이 얼마나 더 격화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당 연정에 속한 장-기 탈라모니(Jean-Guy Talamoni)는 프랑스 앵테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15년 뒤 코르시카인 대다수가 독립을 원한다면 누구도 그에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분리독립운동이 장기적으로 계속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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