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북카페]내 맘도 모르면서…책방에 부는 女風
스타강사 김미경, 엄마들에게 따뜻한 조언
엄마 자존감 높아야 아이 자존감도 높아져
주독자층 30~40대 여성 깊은 공감 이끌어내
페미니즘 열풍에 '현남 오빠에게'도 상승세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엄마는 신(神)이 아니다. 엄마도 실수를 한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매일매일 미안해도 우리는 엄마로 살아야 한다. 천 번을 미안해도 엄마로서의 자존감을 채워가야 한다. 엄마라면 나와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자존감을 공부해야 한다.(김미경 '엄마의 자존감 공부' 중)
대한민국 20~40대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해온 스타강사 김미경이 엄마들에게 건네는 충고와 조언이 겨울 서점가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김미경은 쉽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어린 자녀를 둔 엄마는 물론 수능시험과 대학입시 뒷바라지를 하느라 지친 중년 엄마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고 토닥여준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가 전작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2014)' '김미경의 드림 온 Dream on(2013)' '언니의 독설(2012)' 에 이어 내놓은 엄마의 자존감 공부는 이달 초 출간되자마자 화제로 떠오르며 판매가 급상승, 순위권에 안착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팔린 책을 대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교보문고ㆍ예스24ㆍ알라딘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를 참고하되 본지 문화팀 기자들의 평점을 가산, 종합점수를 집계했다. 1위는 미국 파워블로거 마크 맨슨이 쓴 '신경 끄기의 기술'이 차지했다. 이어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8'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와 개그맨 겸 작가 유병재가 쓴 농담집 '블랙코미디'가 각각 7ㆍ9위로 순위권에 자리 잡았다. 201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박준 시인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과 조남주 등 작가 일곱 명이 쓴 페미니즘 소설 '현남 오빠에게'는 각각 4ㆍ8위로 순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2003년 발간돼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의 신간 '오리진. 1~2'도 발간과 동시에 모두 순위권(6ㆍ10위)에 들었다. 장르별로는 소설 네 권, 시ㆍ에세이 분야 세 권, 자기계발 두 권, 경제ㆍ경영에서 한 권이 10위 안에 들었다.
김미경은 방송인으로 작가로, 무엇보다 세 아이를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온 엄마다. 그는 나름의 소선과 철학을 가지고 자녀교육을 해왔지만 고등학교에 다니던 둘째 아이의 자퇴 선언을 계기로 진정한 엄마 노릇을 고민했다고 한다. 좋은 부모의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부터 파헤친 그는 엄마의 자존감이라는 실마리를 얻었다. 그는 "생명이 커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감정이 자존감"이라면서 "자존감은 남들이 뭐라고 하건 간에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이런 자존감은 살아가면서 가장 중심이 되고 밑바탕이 되는 감정이라서 갑자기 사라지거나 생기는 게 아니다(27쪽)"라고 했다.
5부로 구성된 책은 자존감의 근원, 양육의 의미, 자녀와 공감하는 법, 엄마의 자존감 훈련과 일ㆍ가정 균형 잡기에 대해 다룬다. 이를 통해 김미경은 엄마라는 역할이 처음이라 서툴고 정답을 몰라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자존감을 선물한다. 그는 "모든 아이는 탄생부터 이미 자존감의 씨앗을 품고 태어난다"면서 "진정한 엄마 노릇이란 아이가 가진 자존감을 끄집어내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엄마부터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책의 주요 독자는 30~40대 여성들이다. 교보문고에서 판매된 이 책의 성ㆍ연령별 구매 비중(11월 23~29일 기준)을 살펴보면 30대가 44.1%(남 6.3%ㆍ여 37.8%), 40대가 36.8%(남 9.8%ㆍ여 27.0%)로 30~40대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 독자가 77.4%로, 남성(22.6%)의 3.4배가량 많았다. 같은 기간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도 30대와 40대 독자가 각각 56.0%, 36.0%로 집계됐으며, 여성 독자가 2배가량 많다. 김현주 예스24 자기계발 상품기획자(MD)는 "김미경은 전국 강연장을 누비며 독자들과 일상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 이번 책을 펴냈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따듯한 조언은 늘 최선을 다하면서도 부족한 엄마인 것 같아 자책하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다"고 인기요인을 분석했다.
이처럼 여성의 자녀교육 문제 외에도 여성의 삶 자체를 다룬 페미니즘 작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1970~80년대 출생 작가들이 집필한 '현남 오빠에게'는 출간 이후 꾸준히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으로 페미니즘 바람을 일으킨 조남주를 포함해 최은영ㆍ김이설ㆍ최정화ㆍ손보미ㆍ구병모ㆍ김성중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성 작가 일곱 명이 참여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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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담당자는 "데이트폭력과 여성 혐오 등 올해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증폭되면서 문학 분야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책은 '페미니즘 소설-여성의 삶을 한가운데 놓은 서로 다른 일곱 편의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작가들은 각자 지닌 독창적인 글 세계를 통해 꾸준히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대상 성폭력과 성희롱, 여성 혐오에 대한 현실 고발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독자들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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