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양국간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역진(과거로의 회귀) 없이 개정협상을 마무리하려면 관세 추가인하·비관세분야 협력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관련 2차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은 주제발표에서 "FTA의 역진은 기 구축된 양국 기업간 거래관계, 투자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개정협상 기조를 이행의무 준수 및 추가개방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규범(비관세조치), 무역기술장벽(TBT) 등의 분야에서 미국측 자료 수집을 통해 의제를 예측하고 우리 기업들의 요구 의제를 발굴해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무역수지 불균형이 큰 업종의 경우 관세인하와 비상관성, 대미 직접투자와 무역수지 연계 등의 방어논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큰 업종은 관세효과와 수입증가의 상관관계가 낮음을 규명해야 한다"며 "대미 직접투자로 인한 미국 내 일자리창출 효과 등의 대응논리를 마련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협회와 주요 기업, 통상당국 및 연구기관이 참여해 민관합동 협상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 이 본부장은 FTA 체결로 인해 양국간 제조업 무역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2015년부터는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미국 제조업 무역액은 FTA 체결 이후 연평균 1.8% 증가했으며 2015년부터는 제조업과 전체 무역액, 무역수지가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기타제조업, 정밀화학 등은 증가세를 시현한 반면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 등의 대미 수출은 감소해 구성비가 축소됐다.


최근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늘어난 것은 상당 부분 자체 경쟁력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한국에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업종의 경우, 세계 경쟁력을 나타내는 역특화지수(TSI) 역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농업 부문의 경우 한미 FTA 발효로 인해 주요 축산물·과일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본부장에 이어 농업 부문 영향 관련 발제를 맡은 한석호 농촌경제연구원 모형정책지원실장은 "한미 FTA 발효 이후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축산물 시장이 미국에 개방되면서 수입량이 증가했고, 국내 농축산물 시장에서 국내 상품을 대체하고 생산·자급률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축산물의 경우 한미 FTA 발효를 전후로 5년 평균 기준 수입액이 57.8% 증가했으며, 특히 쇠고기 수입액은 FTA 발효 이후 124.3% 증가했다. 과일 역시 수입액이 FTA 발효를 전후로 98.3% 증가했으며, 체리 수입액은 226.3%, 레몬 수입액은 265.7%, 자몽 수입액은 105.7% 증가했다.


이같은 미국 농축산물 수입 증가는 해당 품목의 가격·생산을 직접 떨어뜨리는 직접효과와 더불어 모든 식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간접효과를 통해 다른 농축산물 품목의 실질가격 하락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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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실장은 "국내 축산농가 및 과일농가 등은 수입량 증가만큼, 가격하락에 따른 소득감소 및 농가수 감소, 자급률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협상에서 농업 부문은 제외하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게 한 실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미 FTA로 인해 농산물 무역수지는 악화되었으며 수입량 증가만큼 국내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소득 감소 피해가 발생했다"며 "추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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