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 보팅 폐지 이후…"의결권 제도 개선·전자투표제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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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섀도 보팅' 제도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폐지되면서 그에 따른 대안으로 주주총회 의결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현재 주총 의결권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기 때문에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과 더불어 전자투표제 확대 등으로 주주 참여 확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홍복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증권기업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 세미나'에 참석해 섀도 보팅 폐지에 따라 기업들이 의결권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홍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법 내 의사정족수 제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섀도 보팅이란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의결권 대리행사제도'로 소액주주 권리 보호 등의 이유로 2015년 1월1일부로 폐지됐다. 다만 기업들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것을 우려해 3년 간 폐지가 유예된 상태다. 즉 내년 1월1일부로 완전히 폐지된다.

현재 상법에서는 보통결의의 경우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다수로써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사정족수는 정하지 않은 채 의결정족수를 이중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한 사례라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주주총회 결의 요건을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주식수의 과반수 찬성으로 한 뒤, 대신 회사의 규모, 주주 구성 등을 고려한 후 정관 변경을 통해 각 기업들이 규정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제안했다.


제도 개정과 더불어 주주들이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대표적인 예가 전자투표제다. 홍 교수는 "이른바 '소액주주의 반란'을 경계하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전자투표제 확대는 최대한 전체 주주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대주주 등이 발행주식 총수의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경우, 감사 혹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불과한 '3% 룰'도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이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이고, 적대적 인수합병 등 경영권 위협 세력에 의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수주주의 이익도 보호하는 지배구조의 선진화,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3% 룰 폐지는 시기상조이지만 주총 결의 요건 충족 문제와 접촉될 상황을 대비해 법 개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성탁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홍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상법의 현실적인 적용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특정 날짜에 집중되는 건 1987년 보도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제기돼 왔던 문제"라며 "주총 의결권 문제는 정관에 의해 발생주식총수 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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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자투표제 확대에 대해선 반대 의견도 나왔다. 김규태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전무는 "지난해 전자투표 행사율은 주식 수 기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평균 기간은 코스피 7.3개월, 코스닥 3.1개월 정도로 투자의 목적은 의결권보다는 이익 취득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총 결의요건을 완화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주주들이 주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 기업들의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올스테이트 보험회사의 경우, 주주들에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권유를 활성화하는 등 경영효율성과 주주참여를 동시에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이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며 "장기 투자자에게 의견 정족수를 늘리는 '태뉴어보팅 제도'도 주주들의 지속적인 주주권 관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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