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시장가로 내 집 마련 힘들어…무주택자 위한 자가 공급 목표

[주거복지로드맵 남은 과제]'공급 부족론' 외면하더니 공공분양 확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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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토교통부 '주거복지로드맵'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주택 공급 문제에 대한 김현미 장관의 인식 변화가 엿보인다는 점이다. 김 장관은 지난 6월23일 취임식 당시 "주택시장 과열의 원인을 아직도 공급 부족에서 찾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른바 '공급 부족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으면서 공공분양주택 공급 확대 카드를 꺼냈다. 공공분양 축소 경향을 보였던 국토부 시각이 변화한 셈이다. 김 장관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량은 수요량을 웃돈다는 견해를 보였던 게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공공분양 물량의 변화도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간 공공분양 물량은 2012년 2만5451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7574가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만3000여가구로 다시 늘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지 않은 물량이다. 올해 역시 1만 가구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공공분양 축소 기조에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주거사다리 구축'과 맞물려 있다.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꿈꾸기 힘든 현재의 시장 구조에서 공공분양은 중요한 기회다. 주택보급률은 102.6%로 100%를 넘었는데도 내 집 마련은 쉽지 않다. 내 집을 마련한 비율인 자가보유율과 내 집에서 거주하는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60%를 밑돈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구매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20~30대의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의 자가점유율은 56.8%로 10년 전(55.6%)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20~30대의 자가점유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다. 30세 미만의 자가점유율은 2006년 21.2%에서 지난해 15.4%로 5.8%포인트 감소했다. 30~39세는 40.0%에서 42.4%로 그나마 낫지만 여전히 전체 평균을 밑돈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1990년대 이후 20~30대의 자가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면서 "시장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높은 상황에서 공공분양을 통한 자가 마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로 살다가 갑자기 신규 분양을 받기는 어려운 만큼 공공이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공분양 물량 축소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정책 변화와 관련이 있다. 당시 수도권 공공분양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제한됐다. 공공기관 기능 조정에 따라 LH는 전용면적 60㎡ 초과 분양사업에서 제외됐고 자연스럽게 물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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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공공분양 확대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마련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공공분양 물량을 연평균 3만가구씩, 5년간 총 15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공분양 물량은 수도권 등 수요가 많은 지역 위주로 배분할 계획이다. 다자녀 가구 등 수요를 감안해 60~85㎡의 공공분양 공급도 허용하기로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초기 자금이 없는 신혼부부가 저리로 대출받아 분양받거나 임대로 살면서 자본을 만들 수 있어 자산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과천, 위례, 구리, 남양주 등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많다"면서 "분양받거나 임대로 입주하려는 대기 수요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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