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사민당 내부에서 메르켈 소수 정부 지원論 나와
슈타인마이어 獨대통령, 슐츠 사민당 대표 만나 설득키로
중도우파+중도좌파 정부 연대시 극우정당 성장 ‘딜레마’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독일 사회민주당이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를 거뒀던 독일 사민당은 야당 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재선거를 막기 위해 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틴 슐츠 독일 사민당 대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기민당)-기독교사회당(기사당)과 연정을 이루는, 이른바 '대연정'을 다시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자유민주당-녹색당과의 연정에 실패한 뒤 메르켈 총리가 새로운 연정을 모색함에 따라, 슐츠 대표의 이런 대연정 불가론에 대해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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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일부 사민당 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이 메르켈 총리와 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메르켈 총리가 소수 정부(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채 정부를 구성하는 것)를 구성하도록 돕는 것도 사민당으로서는 나쁜 선택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예산이나 유럽연합(EU) 등 굵직한 현안에서 사민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하네스 페히너 사민당 의원은 "재선거나 대연정 모두 이상적인 해법이 아니다"면서 "소수 정부 구성 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짐머만 의원은 "당내 분위기는 모든 가능성을 타진해보자는 쪽"이라면서도 "메르켈 총리의 소수 정부 구성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변수다. 사민당 출신의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만나 슐츠 대표에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다.


기민당 쪽도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민당이 뒤받쳐준다면 소수 정부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한 기민당 의원은 "최소한 메르켈 총리는 운전석에 앉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소수 정부 때에는 법안마다 군소정당들이 위협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메르켈 총리 역시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선거 카드를 통해 군소정당들을 겁먹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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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당 관계자도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에서 사민당과의 연정을 하거나 최소한 사민당이 기민당 정부를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이 옮겨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민당-기사당은 사민당과의 연정을 통해 과반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총선에서 사민당이 대패를 거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양측이 의석을 합하면 과반은 확보하지만, 사민당은 연정을 통해 지지기반을 잃었다고 보고 연정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민당-기사당은 친기업성향의 자유민주당과 환경보호정당인 녹색당과의 험난한 연정 협상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자민당이 연정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정부 구성이 답보 상태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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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민당 내부적으로는 중도 우파의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중도 좌파의 사민당이 대연정을 구성하면서 극우파가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의 연대가 극좌 및 극우세력의 성장을 돕는다는 시각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재선거 등이 있으면 이미 탄력을 받은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시각은 사민당을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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