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습격]②500년 전 서울, '규모 6.0' 이상 지진발생…왕좌까지 흔들려
500년전 중종시기, 조선 8도 뒤흔든 대지진
서기89년에도 서울 일대 대지진 발생, 규모 6.0 이상 추정
400~500년 주기 지진 다시 발생할 위험성도
1518년부터 1810년까지 전국 일대 발생한 주요 지진들. 1518년에는 도성인 한양을 비롯해 전국 8도에서 지진이 났으며 성곽과 주택이 붕괴됐다.(그래픽=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조선 중종 13년인 1518년, 한양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조선 8도에서 성곽과 집이 무너졌다는 기록을 감안하면 당시 지진은 진도가 8~9, 리히터 규모는 6.0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실록은 그날의 긴박한 긴박한 상황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중종실록 33권 중종 13년 5월15일 계축일 기사 중
유시(酉時)에 세 차례 크게 지진(地震)이 있었다. 그 소리가 마치 성난 우레 소리처럼 커서 인마(人馬)가 모두 피하고, 담장과 성첩(城堞)이 무너지고 떨어져서, 도성 안 사람들이 모두 놀라 당황하여 어쩔줄을 모르고, 밤새도록 노숙하며 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니, 고로(故老)들이 모두 옛날에는 없던 일이라 하였다. 팔도(八道)가 다 마찬가지였다.(酉時, 地大震凡三度, 其聲殷殷如怒雷, 人馬?易, 墻屋壓頹, 城堞墜落, 都中之人皆驚惶失色, 罔知攸爲, 終夜露宿, 不敢入處其家。 故老皆以爲古所無也。 八道皆同。)
(중략)...얼마 있다가 또 처음과 같이 지진이 크게 일어나 전우(殿宇)가 흔들렸다. 상이 앉아 있는 용상은 마치 사람의 손으로 밀고 당기는 것처럼 흔들렸다. 첫번부터 이때까지 무릇 세 차례 지진이 있었는데 그 여세가 그대로 남아 있다가 한참 만에야 가라앉았다. 이때 부름을 받은 대신들의 집이 먼 사람도 있고 가까운 사람도 있어서, 도착하는 시각이 각각 선후(先後)가 있었으나 오는 대로 곧 입시하였다.(未幾, 地又大震如初, 殿宇?振, 上之所御龍床, 如人以手或引或推而??。自初至此, 凡三震, 而其餘氣未絶, 俄而復定。 時承召大臣等, 以家遠近, 來有先後, 而來卽入侍)
용상까지 크게 흔들린 이날 지진은 여진이 계속되면서 도성 사람들도 집에 들어가질 못했다고 전해진다. 담장과 성벽이 무너지고 사람과 동물들이 모두 피난했다고 나와있다. 이처럼 한양을 비롯해 전국에서 주택이 붕괴될 정도의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은 서기 89년, 1455년, 1518년, 1568년, 1613년, 1643년 등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서기 89년 지진보다 앞선 기록은 없지만, 대체로 400~500년 주기로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 기록상 가장 피해가 큰 지진으로 알려진 통일신라시대인 779년, 신라 혜공왕 15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로는 6.7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당시에는 가옥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던 것으로 기록돼있다. 보통 재현주기가 수백년에서 수천년인 대지진의 경우에는 관측역사가 매우 짧은 지진계 자료만으로는 발생가능성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계기지진과 함께 사료 속 지진기록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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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역시 재앙을 겪은 일본 토호쿠 지방에서는 과거에 유사한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던 것으로 일본 지진학계에 의해 조사된 바 있다. 대지진 발생 후 일본 지진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869년에 토호쿠 지방에 규모 8.4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해,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해일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500년전 조선왕조실록의 지진기록은 향후 수도권 일대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을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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