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성장 이끌 현실적 대안을 만듭시다"…정부에 한 목소리
박용만 회장, 16일 김동연 부총리에 '경제현안 제언집' 전달
50여 명의 학계·컨설팅사·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의 자문받아
전문가들 “현재 아닌 미래, 연명 아닌 성장 고민할 때”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16일 경제계가 현 정부 경제팀에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면서 "성장 이끌 현실적 대안을 만들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하면서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의지를 보였다.
경제계는 우선 제언집의 객관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제현안에 대한 균형 잡힌 분석과 나아가 대안까지 마련하기 위해 50여 명의 학계ㆍ컨설팅사ㆍ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다. 대한상의는 "과거에 대책을 세웠지만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한 과제들, 방향은 섰지만 이해관계의 벽에 막혀있는 과제들에 대해 이번만큼은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또한 경제계의 '자성의 목소리'도 눈에 띈다. 제언집은 "그동안 경제계가 10년 후, 20년 후 미래 성장원을 얘기하기보다는 '기업애로가 많으니 해결해 주세요'식으로 기업의 연명을 위한 호소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성장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어떠한 방법론도 의미 없다"면서 "정부가 실현가능한 정책대안을 만들고 기업이 혁신과 성장을 만드는 일에 경제계도 가교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언집은 과거보다 '산업의 미래'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수 정책이 늙은 기업의 연명을 돕도록 설계되어 있다"면서 "잠재력이 높은 어린 기업이 성장궤도에 들어가도록 정책구조를 바꾸고 재도전 가능한 사회안전망도 갖출 것"을 조언했다. '규제 환경'도 지적했다. "한국은 세계 100대 사업모델 절반 이상이(57개사) 제대로 꽃피기 힘들거나 시작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세계적 컨설팅사 맥킨지의 조언도 담았다.
'경기하방 리스크'와 관련,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제언집에서 "역대 정부들이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노무현정부), 동반성장(이명박정부), 경제민주화(박근혜정부) 등 양극화 해소 대책을 폈지만 '중소기업 지원' 자체에만 국한된 채 역량강화와 기업성장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3% 성장이 나오려면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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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집은 또한 최근 노동환경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담았다. 우리 노동시장 지표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연간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평균(1763시간)보다 306시간 길며 비정규직 비율은 2배 수준이다. 저임금 근로자 비율도 OECD 평균(17%) 대비 24%로 높은 수준이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방식이나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현 상태 유지에 급급하다"고 지적하고, "기업이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내는 일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제언집은 "밀려있는 사회부문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공감하지만 정작 내 사업은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는 대기업의 목소리, "과거보다 기업의 몸집이 커졌다.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시민단체의 지적을 담았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시장자율성과 사회공공성을 대립적 관계로 규정하고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면 자율성과 공공성을 모두 잃고 그에 따른 사회경제 비용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면서 "기업도 시장경제질서를 준수하고 공정한 분배를 해왔는지 돌아보면서 기업친화적인 문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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