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규모5.4 지진으로 수능 1주일 연기… 대입전형 차질 우려
만감 교차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잘 했다"VS"허탈하고 당황스럽다"
휴업 예정 학교는 그대로 휴업…그 외 학교는 1시간 늦게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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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승진 기자]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때문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됐다. 미리 계획된 대입 전형도 줄줄이 연기됐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달려왔던 수험생과 학부모는 분노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허탈함과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전국의 만감이 교차한 순간이다.

15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수능 연기를 결정했다. 김 부총리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 지역 14개 시험장 중 포항고, 포항여고, 유성고 등은 물론 예비 시험장인 포항중앙고에서도 균열이 발생해 수능시험을 치르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험 시행 공정성과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주일 연기한 오는 23일로 수능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3분 뒤에도 여진으로 3.6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5.8규모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15일 한 네티즌이 트위터를 통해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5 지진으로 핸드폰 대리점의 유리창이 전부 깨진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트위터 캡쳐

15일 한 네티즌이 트위터를 통해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5 지진으로 핸드폰 대리점의 유리창이 전부 깨진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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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을 불과 12시간 앞두고 긴급 연기되자 학생들은 혼란과 당혹,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 경기도 하남시의 고3 학생 황모(19)양은 연기가 발표되자마자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말 하는 것 아니죠?"라고 물었다. 황 양은 "낮까지 수능 강행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기가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당장 이번주 토요일에 대학 수시 전형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모든 게 꼬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19)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양은 "계속 수능을 강행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수험생은 지진으로 사고를 당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 같아 황당했다"며 "늦어도 이렇게 연기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경기도의 수험생 정모(19)군은 독서실에서 눈물을 터트렸다. 정 군은 "1년 간 갈고 닦으며 기다린 날인데 너무 허탈하고 억울하다"며 "포항 지역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이유가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분이 가라앉질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만감이 교차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김종훈(48)씨는 "내일 수능날이라 연차까지 쓰고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즉흥적으로 결정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는 내일 하루를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해왔는데 일주일 동안 마음만 더 심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정모(50)씨는 "그래도 연기는 잘 한 결정"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수긍했다. 정 씨는 "아이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상황에서 수능을 강행하는 것은 과거 세월호 사태에서 배운 아픔을 망각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1993년 수능이 시행된 이후로 시험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당시 그해 수능이 11월17일에서 23일로 늦춰졌다.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11월 11일에서 18일로 연기됐다.


다만 이 두 차례 모두 연초에 일찌감치 연기를 확정했다. 이번처럼 수능을 앞두고 급박하게 변경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줄줄이 이어졌던 대입 전형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장 오는 주말부터 수시전형이 시작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수능시험 성적 통지일도 미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에 맞춰 대학교육협의회와 논의해 대입 전형도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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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지는 아직 학교에 배포되지 않은 채 현재 전국 85개 시험지구에서 보관되고 있다. 교육부는 일주일 간 일체의 불미 사안이 생기지 않도록 경찰 경비 인력을 확충해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능으로 휴업이 예정된 학교와 시험고사장인 학교는 예정대로 휴업한다. 이외의 학교는 정상 등교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의 세종과학고는 휴업 예정이었지만 전 학생에게 빠르게 공지한 덕분에 정상등교하기로 결정됐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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