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의 퇴장]②에디슨이 만든 최후의 유물이 '전기자동차'?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자사의 모태인 전구사업과 함께 기관차 사업도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GE의 '에디슨 지우기'는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화석연료가 대세였던 화력발전시대를 타고 급성장했던 GE 입장에서 더 이상 산업혁명기 위인인 에디슨의 과업에서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다만 에디슨의 손길이 미친 최후의 유물인 '전기자동차' 시장은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보통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가솔린 자동차에 대항해 현대에 만들어진 대체에너지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론 가솔린 자동차와 함께 산업혁명기에 같이 만들어진 개념이었다. 에디슨이 개발한 전기차는 실제 상용화되기도 했으며 당시의 기술적 한계로 시장 개척엔 실패했지만 현대 전기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에디슨은 전기차 제작에 앞서 축전지 개발에 열을 올렸다. 1901년 개발된 알칼리 축전지인 '에디슨전지(Edison’s storage)'를 개발하기 위해 10년간 5만번의 실험을 거듭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전기차는 유럽과 미국 일대에서 초창기엔 가솔린 자동차보다 훨씬 인기가 있었다. 1832년 개발된 전기마차로 출발한 전기차는 1865년, 프랑스에서 축전지가 개발되면서 상용화가 시작됐다. 1890년대에는 전기차 택시도 나왔었고,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포르쉐의 첫 상용차 P1도 전기차였다.
1910년대 전기차 충전 모습. 에디슨이 개발한 전기차도 충전 시간을 최대한 줄였으나 7시간이나 걸렸다. 전기차의 너무 긴 충전시간은 결국 가솔린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사진=GE코리아 공식블로그)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발명왕 에디슨도 넘지 못한 전기차의 장벽은 충전시간이었다. 에디슨의 축전지는 그때까지 나온 상용 전기차 중에 가장 훌륭한 힘을 자랑했지만, 배터리 무게만 400kg이 넘는데다 완충시간이 7시간이나 걸려 시장 확장엔 실패했다.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자, 자동차 시장에서 승리한 것은 주유시간이 짧은 가솔린 엔진 자동차였다. 더구나 1920년대부터 미국에서 원유가 대량생산되면서 가솔린 자동차의 단가는 크게 떨어졌다. 결국 전기차는 100년간의 긴 잠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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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0년만에 전기차는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2020년, 독일과 인도가 2025년, 프랑스와 영국이 2030년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금지한다 밝히고 중국도 여기에 동참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체 에너지 차량으로서의 전기차가 새롭게 주목받게 된 것.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가솔린 자동차 시대를 풍미했던 제너럴 모터스(GM), 포드(Ford) 등 미국 굴지의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포드사는 전기차 개발을 목표로 사내 '에디슨'이란 이름의 팀까지 만들었다.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최고 선두주자로 알려진 테슬라(Tesla)를 꺾겠단 의지가 반영된 이름이다. 테슬라는 에디슨과 희대의 경쟁을 펼쳤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의 이름을 본뜬 회사다. GE에서 지워진 에디슨의 이름이 자동차 시장으로 건너가면서 100여년 만에 에디슨과 테슬라의 경쟁이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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