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은 않은 2002년 월드컵 영웅들의 귀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의 별들이 책상 앞에 앉았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48)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36)은 유스전략본부장이 되어 오는 18일부터 축구협회 행정을 맡아 일한다. 이들은 최근 부진과 혼란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축구를 살려낼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축구협회와 축구계의 상황은 이들이 제대로 일할 환경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빅네임'을 전면에 내세워 비판 여론을 줄이려는 축구협회의 '꼼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행정을 새로 맡은 이들의 역량에 대해서도 많은 축구계 주변 인사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다.
스포츠평론가 최동호(49) 씨는 "온실 속 화초가 들에 나온 격"이라고 했다. "많은 스타들이 재단을 운영하지만 대개 '얼굴 마담'이다. 홍명보, 박지성 모두 행정 경험은 없다"면서 "행정에는 내공이 필요하다. 축구협회 업무는 단순하지 않다. 전무는 여론을 읽으면서 협회를 운영하고 필요하면 정치권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했다.
홍명보 전무는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려하는 시선들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어렵지 않았던 시기가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홍 전무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일하겠다. 업무 파악이 먼저다. 문제점이 보이면 바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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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무는 '풀뿌리' 강화를 언급했다. 축구가 발전하려면 기반이 되는 아마추어, 유소년, 프로축구 환경이 좋아져야 한다는 '풀뿌리 축구'는 오래된 주장이다. 전임자들이 몰라서 실행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홍 전무는 "홍명보장학재단을 15년 운영했다. 유망주들이 축구를 하는 환경 등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명보, 박지성의 협회 행정 진입을 환영하는 축구인들도 없지는 않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최순호 포항 감독(55)은 "홍명보, 박지성 모두 축구에 진중한 인물들이다. 애정을 갖고 일하지 않겠느냐"면서 "협회 업무는 열심히 하기에 앞서 잘해야 한다. 또한 많은 아이디어들이 필요하다. 선수, 지도자 시절 겪은 해외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전무와 박 본부장 외에 이임생 전 텐진 감독(46)이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 최영일 전 동아대 감독(51)이 부회장, 조덕제 전 수원FC 감독(52)이 대회위원장, 전한진 전 국제팀장(47)이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최동호씨는 "이임생, 최영일은 축구계의 비주류 인물들이다. 이들을 등장시킨 결정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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