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언제 또"…시장 다변화 나선 유통街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중국인 마케팅 일변도였던 유통업체들이 고객 국적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한계를 체감한 기업들이 가급적 중국인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현재 서울 잠실점 에비뉴엘 한 곳에만 설치한 무슬림 관광객 전용 기도실을 다른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늘어나는 무슬림 관광객을 겨냥해 기도실을 설치하기 원하는 점포가 몇 곳 있다"며 "효용성, 국내 고객 반응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추가 설치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무슬림 기도실을 만든 지난 8월 당시 본격적인 고객 국적 다변화를 선언했다. 규모 증가 속도가 빠른 무슬림 관광객이 최우선 고객 순위에 있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5858명으로 전년(74만861명)보다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5.3%, 2015년 5.6%, 2016년 5.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K카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K카드는 중국인에 국한되기보다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 등 다양한 나라 고객들에게 할인ㆍ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2015년 선보인 카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위주인 명동 지역 백화점 등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계속 마케팅을 집중해왔다"며 "최근 공항, 주요 호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K카드를 적극 홍보하고 가입 고객에게 사은품도 증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말 아이돌그룹 '아스트로'를 신규 모델로 발탁하고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아스트로는 지난해 2월 데뷔한 6인조 보이그룹으로 일본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올해 초 동남아 전역에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 노력의 일환으로 아스트로를 모델로 전격 기용했다"며 "아직 중국인 고객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앞으로 국내는 물론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고객층 확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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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총 1720만명 중 46.8%가 중국인(806만명)이었다. 이처럼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들어 지난 3월 이후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1.3% 급감하자 국내 유통산업은 패닉에 빠졌다. 백화점ㆍ면세점이 눈에 띄게 썰렁해졌고 중국 단체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영업하던 명동 등의 호텔들에선 투숙객이 30% 이상 빠졌다.
앞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여파로 그 해 6~8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46.4%나 줄었을 때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객 수보다 관광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여전히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계와 정부의 시장 다변화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은 가장 크고 주력해야 할 시장이나,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것은 당위적 과제"라며 "언제 또 정치ㆍ외교적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데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타격을 입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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