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청구서]美서 가전 공장 짓겠다는데…한쪽선 세탁기 수입규제
트럼프 방한 맞물려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주목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과 청와대 만찬을 앞두고 전자 기업들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최근 미국의 통상 압력이 세탁기와 반도체 등 전자 업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날 오전 도쿄 미나토구의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미일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어서 일본 경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미일 재계 인사들의 면전에서 "일본과의 무역은 공평하지도 않고 열려있지도 않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선물 보따리를 푼 대표적인 일본 기업인이다.
이번 방일 기간중 아베 일본 총리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던 트럼프가 정작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을 강조하는 실리 외교를 펼친 만큼 이번 방한 기간중에도 트럼프가 경제 이슈에서는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10월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자국내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앞으로 트럼프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ITC는 지난 19일(현지시간) 2차 청문회를 연데 이어 오는 21일 표결을 통해 미국 기업을 위한 구제조치 방안과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12월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트럼프는 60일 안에 이를 최종 공표할 예정이어서 내년 초에는 구제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월풀은 삼성전자, LG전자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부품에 대해서도 50%의 관세와 수입쿼터제(할당)를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세탁기 수입 규제가 미국의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뿐 아니라 미국 공장 건설 계획에 차질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차 청문회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공장을 설립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 관계자들도 참석해 이같은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나는 공정한 무역을 옹호하지만, 이번 건은 세이프가드 대상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삼성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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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3억8000만달러(약 4340억원)를 투자해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지 고용 규모는 9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2019년 1분기까지 2억5000만달러(약2820억원)를 투자해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완공시 예상 고용 인원은 600명 이상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구제조치 방안에서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세탁기와 세탁기 주요 부품을 수입 규제 품목에서 제외해야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트럼프가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조치)를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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