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앞엔 냉정한 비즈니스맨…"트럼프 '心'을 훔쳐라"
무역적자 해소 위해 강한 메시지 던질 듯…양국 통상장관 회담 열리나 관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기간 어떤 메시지를 화두로 던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안보문제는 표피적인 봉합 수준으로 가고,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강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 통상 앞에선 냉정한 비즈니스맨=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통상 문제를 압박하는 '비즈니스맨'의 면모를 보였다. 미국과 일본 기업 경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과의 무역은 공정하지도 않고 개방적이지도 않다", "일본에서 미국산 자동차 판매가 저조하다" 등의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특히 "미국은 거액의 대일본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군수품이 있고 일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안하면 일본이 미 군수품을 구입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도 수십년 동안 불공평했다, 무역적자 액수가 엄청나다"며 중국 방문에서도 통상 관련 압박을 가할 것을 예고했다. 이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있는 한국에도 부담이 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부터 한미 FTA를 '재앙'이라고 깍아내리며 대통령 당선 시 재협상 또는 폐기를 공언했다. 공약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일방적으로 재협상을 선언했고, 두 달 뒤인 8월22일 열린 1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미국은 무역 불균형이 크다면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폭적인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 측이 한미 FTA로 양국 모두가 득을 봤고, 경제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자고 받아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한미 FTA 폐기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9월2일 실무자들에게 "'(한미 FTA 관련) 이 사람(트럼프)이 너무 미쳐서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루 만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동북아 정세가 엄중해지자, 한미 FTA 폐기 카드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북한의 도발이 한미 통상 갈등을 일시적으로 진화하는 듯 했지만 우리 정부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미동맹이 중요한 상황에서 통상으로 미국과 마찰을 빚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측 대표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차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를 열고 개정 협상에 착수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빠르면 내년 초 한미 FTA 개정 협상 시작=앞으로 한미 양국은 각각 국내법에 따라 공식적인 FTA 개정 협상의 사전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은 통상절차법(통상조약의 체결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후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게 되며, 국회 보고 등을 거쳐 개정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다.
미국은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FTA 개정 협상은 개시 90일 전에 행정부가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 만큼 미국이 국내절차에 속도를 내면 협상은 내년 초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한미 FTA가 폐기될 수 있다. 개정은 양국 합의가 필요하지만 폐기는 한쪽의 서면통보 만으로도 가능하다. 이 경우 서면통보한 날로부터 180일 이후 협정이 자동 종료된다. 종료 즉시 양국 간의 특혜관세는 효력을 잃는다.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차, 철강, 태양관 패널, 농업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836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적자를 냈고, 현대차 미국법인도 적자폭을 키웠다.
미국 내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인데 한미 FTA 재협상의 주요 타깃인 만큼 향후 미국 수출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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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포스코가 당분간 대미 수출을 사실상 포기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수출이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는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청회를 열어 한미 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라며 "이번 트럼프 방한을 계기로 통상장관 회담을 열고 개정 협상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하이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는 일정이 많아 아직까지 회담에 대한 일정과 장소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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