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체감규제포럼 공동대표)

김현경(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체감규제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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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자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에 대해 벌이는 감사 활동이다. 즉 정부 예산으로 경영되는, 정부 지원을 받는 공공기관이 그 대상이다.


그러나 지난 달 30일, 16시간 동안 진행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행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 '네이버'만을 상대로 한 국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형식상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 등 외국기업의 대표들도 함께 불러들였지만 몇 차례 제기되지도 않은 질의마저 모두 실속 없는 대답을 얻는데 그쳤다. 국내 매출을 묻는 질문에 3사 관계자는 모두 "본사 차원의 일이어서 모르겠다"고 했으며 조세회피 논란, 불공정 행위 시정요청에 대해서는 "국내 법 준수에 최선을 다하겠다", "본사에 보고를 올리겠다"는 뻔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구글은 한국에서 연간 최소 4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적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히 밝혀진 적이 없으며 한국에 세금을 납부했는지도 미지수다. 조세회피는 국가 재정을 어렵게 할 수 있으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불신풍조를 촉진한다. 때문에 조세는 공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특히 외국사업자가 동일한 사업을 국내에서 수행하면서도 세금회피로 득을 취하고 있다면 이는 강력한 입법적ㆍ사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자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경우 이전액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구글세'를 도입해 구글에 1억3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의 세금을 징수했으며. 최근에는 이탈리아도 구글을 탈세 조사로 압박하면서 3억6000만 유로(약 380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플랫폼 서비스를 둘러싼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는 조세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통신사에 한해 수십ㆍ수백억원 규모의 망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구글ㆍ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은 예외다. 이 밖에 개인정보처리ㆍ뉴스저작물ㆍ지도데이터 등 차별적 규제 사례가 수차례 쟁점화됐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이런 역차별의 근원은 모순되게도 '대한민국' 국회가 제ㆍ개정한 법률에 의한 것이다. 국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의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 규제라면 국회는 법률을 만들 때 엄격히 그 당위성과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하며 그 당위성과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국내외 사업자 구분 없이 공평하게 집행돼야 한다.


헌법 제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 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해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 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직접 민간 기업인들을 불러내 호령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경영통제에 해당하는 게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는 외국기업에게는 이러한 경영통제가 미치지 않겠지만, 국내기업에게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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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속담에 '다리 부러진 장수, 집안에서 호령한다'는 말이 있다. 못난 사람이 집안에서만 호기를 부리고 밖에 나가면 꼼짝 못함을 의미한다. 국회가 우리기업에게만 호통치고 나무라는 '다리 부러진 장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나마 역차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 견줄 수 있는 국내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이니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자조마저 든다.


김현경(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체감규제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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