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반도체 기업 호황의 착시…소득·혁신 두바퀴 성장이 답"
전문가들 "내년 경제키워드는 소득+혁신주도 성장"
"소득 정책은 촘촘…혁신 정책은 울퉁불퉁해"
"일자리 창출 동급으로 혁신체제구축을 국정운영 중심에 배치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수출과 투자의 빈자리를 소비가 어떻게 채우는가에 따라 내년 경제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다. 다만 수요축인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공급축인 혁신주도 성장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소득-소비 주도라는 한쪽 바퀴로는 오래 굴러가기 힘들다."
3일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만난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한국경제의 핵심키워드는 소득주도 성장과 또 하나의 축인 혁신주도 성장"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 교수를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은 올 한해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회복세에 맞춰 같이 성장했지만 그 흐름이 '진짜 회복 시그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몇몇 정보기술(IT)ㆍ반도체 기업의 호황에 힘입은 착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랜 화두인 저성장을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선 내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금리인상의 현실화, 4차 산업혁명의 확장, 노동시장의 변화 등 내년에 예고된 다양한 경제이슈를 어떻게 헤쳐가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10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가 일본경제를 답습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시스템을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경제는 일본경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부주도, 제조업 우위의 경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중구조 등이 닮았다. 경제 흐름도 유사하다.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처럼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도 2000년대 이후 하락추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기업이 보다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류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가진, 성장성이 높고 효율적인 기업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지 않으면 신규 투자 수요를 창출할 수 없고 하락하는 자본수익률도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피해와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사회보장제도와 의료제도, 교육제도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동시에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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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적극 준비하고 있는 중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중국과 한국은 청년부터 투자회사, 정부의 태도까지 많은 면에서 중국과 대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의 양적 부분만이 아니라 기술적 부분에서도 한국을 제치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며 "적시적소에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중국은 우리에게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혁신 정책이 미흡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소득주도 성장은 예산과 구체적 지원 정책 등으로 어느 정도 정책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면 혁신성장 바퀴는 아직 구체화되지 못했다"며 "다루기 손쉬운 정책, 포퓰리즘적인 정책들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단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하는 국내 산업의 혁신 역량을 키우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교수를 비롯한 경제전문가 30명은 내년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2018년 한국경제 대전망'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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