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대교체]60→50대로 세대교체 속 조직 안정 노린 삼성전자
오너 공백 최소화, 세대교체 통해 체질 개선·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60대에 접어든 권오현(부회장), 윤부근(사장), 신종균(사장) 등 각각 삼성전자를 반도체, TV, 스마트폰에서 세계 1위를 만들어낸 주역들이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뒤를 이은 김기남 신임 DS부문장(사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등 3인은 모두 50대다. 한 세대가 지고 다른 한 세대가 나섰다. 이전 세대가 삼성전자를 세계 1위 회사로 만들었다면 이번 세대는 반도체ㆍ스마트폰ㆍTV 및 가전이라는 삼성전자의 전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현 시대에 맞게 재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세대교체는 있었지만 조직변화는 없었다. 3개 부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사업부장제도 유지된다. 사람을 바꾸는 대신 조직에 주는 충격은 최소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1일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김기남 반도체 총괄(사장)을, CE부문장에 김현석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IM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따라 이미 용퇴 의사를 밝힌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이상훈 사장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향후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내부서는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임원들 중 일부가 삼성전자에서 새로운 보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부장은 큰 이변이 없는 이상 각 사업부 내 부사장들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CFO의 경우 미래전략실에서 인사팀장을 맡았던 정현호 사장의 복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해 삼성비서실 재무팀,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장,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IR그룹장을 역임했다.
정 사장은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등 현업에서의 경험을 비롯해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팀장, 인사지원팀장을 역임했다. 재무통인데다 사업 경험도 있어 적임이다. 1960년생으로 나이는 57세로 이번 세대교체 인사코드와도 맥이 닿는다.
재계는 이번 삼성전자의 세대교체가 삼성그룹 전체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해석을 내 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공백과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를 선언한 배경에는 "바로 지금이 위기"라는 삼성 특유의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에서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직 유지 문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는 만큼 항소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때문에 세대교체를 기반으로 이 부회장이 당분간은 옥중 경영을 통해 삼성전자의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사업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이 일부 사안에 대해 질문하거나 지시를 전달하는 일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총수 부재 장기화라는 초유의 사태이지만 더이상 그냥 둘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이번 인사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측은 경영상의 복잡한 결정을 옥중에서 내리기는 어려운 만큼 옥중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경영상의 주요 결정은 각 부문장에게 맡기고 이번 세대교체를 통한 체질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들어 아마존은 전통적인 물류 서비스 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인텔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들이 반도체 사업 비중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PC 사업을 일찌감치 접은 IBM은 AI를 비롯한 신사업 위주로 회사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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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역시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개 부문이라는 큰 틀은 흔들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도 신사업 발굴을 위한 조직이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3개 부문이라는 틀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후속 인사에서 일부 조직 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까지 완료돼야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그리는 큰 그림의 전말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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