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관한 서울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개관한 서울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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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박혜정 기자]강남불패(不敗)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해묵은 난제인데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대책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4번의 부동산 대책(가계부채종합대책 포함)을 통해 대출을 옥죄고 청약제도를 촘촘히 손봤지만 시중자금은 강남으로 더 쏠리고 있다. 8·2 대책 발표 직후 주춤했던 강남의 기존 주택 매매거래량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호가도 오르는 추세다. 강남권 분양시장에도 '로또 청약' 인식이 강해지면서 뭉칫돈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의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09% 떨어졌다. 8·2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의 주 타깃인 강남은 직격탄을 맞았다. 동남권, 즉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실거래가는 0.66%로 더 많이 빠졌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 추진 등 규제의 주요 사정권인 강남이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거래량도 확연히 꺾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계약일·이달 30일 기준)을 보면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월 1095건에서 8월 232건으로 78%나 줄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1022건에서 228건, 서초구는 655건에서 234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9월에 완전히 바뀌었다. 강남의 9월 거래량은 8월 통계를 넘어섰다. 9월 송파구 아파트 매매거래는 464건으로 전달보다 2배가량 많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53%, 20% 늘었다.


이는 다른 구와 비교할 때 눈에 띌 정도다. 지난 8월 실거래가가 가장 많이 뛴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의 거래량 회복 속도는 아직 동남권에 못 미쳤다. 7~9월 거래량을 보면 은평구(363건→176건→150건)와 서대문구(388건→217건→199건)는 9월 거래량이 여전히 8월분을 밑돌았다. 다만 이 수치는 확정치가 아니다. 부동산 거래신고는 계약일 이후 60일 이내에만 하면 돼 9월 거래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난다.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일종의 호가로 시장의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부동산114 조사 결과를 보면 대책이 쏟아졌던 3분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93%로 2분기(2.69%)보다 소폭 높았다. 가장 최근의 호가 추이를 보면 가계부채종합대책이 발표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9% 올라 한주 전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이와 달리 강남권에 몰린 재건축 아파트값은 0.26% 상승해 지난주(0.23%) 대비 오름폭이 더 커졌다. 아직 가계부채대책 발표 직후인 데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 속 호가 상승, 저가매물 거래로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계약건이 다 신고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강남권 거래량은 이미 회복된 것으로 나온다"면서 "거래도 일부 일어나고 호가가 올라가 9월 실거래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 신규분양단지를 중심으로 불거진 '로또 청약' 논란도 이 같은 분위기를 부추긴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향후 입주 시점엔 수억 원가량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서초구의 한 견본주택 앞에는 인파가 몰려 수십m 줄을 섰다. 앞서 계약기간에 남은 미분양물량을 선착순으로 처분키로 하면서 몰려든 것이다. 인근 한 주민은 "이미 며칠 전부터 '떴다방' 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텐트까지 쳐서 견본주택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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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송파구의 한 견본주택에서도 미계약물량 40여가구를 처분하는데 1200여명이 몰렸다.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산층이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수차례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자격을 제대로 알지 못한 부적격자가 많아진 탓에 최근 강남권 분양단지에선 미계약물량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현금부자나 향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층이 이러한 미계약물량을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강남 아파트 쓸어담기'가 노골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권 새 아파트의 경우 공급이 극히 제한된 가운데 구매대기수요는 상당한 만큼 "분양가보다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심리가 만연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강남권 신규 아파트를 겨냥해 분양가가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어서다.


향후 강남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이 같은 수급 불일치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나 사업시행을 맡는 재건축조합은 분양에 나서지 않으려는 기류가 생기는 반면 예비수요층은 낮아진 분양가에 청약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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