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심사부터 이해당사국간 4년 협의 권하는 새로운 등재 규정 적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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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국 보류되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이번에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당사국 간의 대화를 강조해,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과 신임 사무총장의 입장 등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공개된 유네스코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보류 결정에는 돈과 정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진상 규명으로 이어진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료'로 평가 받았지만 일본 정부는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해왔다.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은 최근 탈퇴한 미국(2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10%다. 이 분담금 납부를 미루며 등재 심사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이 정치적인 부담을 안으려 하지 않은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유네스코가 등재를 보류하며 꺼내든 명분은 '정치적 긴장 해소'였다. 이를 위해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이 다를 경우 심사를 보류한다는 제도 개혁안을 앞당겨 적용한 것이다. 유네스코는 차기 심사부터 이해당사국간 4년 협의를 권하는 새로운 등재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등 피해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힐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이 규정대로라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당장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변수는 많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유네스코의 새 수장이 될 오드리 아줄레이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지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출 직후 개혁을 강조했다.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유네스코가 운영될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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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할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위안부 기록물 등재의 당사국이기도 한 중국은 유네스코 재정 분담금 7.9%를 내고 있다. 미국 탈퇴 이후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게다가 최근 집권 2기를 맞아 권력을 강화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4년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하기도 했고 그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유네스코 여성·아동교육 특사를 맡고 있다. 미국의 탈퇴 이후 중국이 분담금을 늘리는 등 유네스코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2014년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단독 신청한 바 있으며 당시 "진실하고 진귀하며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며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수레를 거꾸로 몰아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단독 신청에 유네스코는 다른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를 권고했고 이에 한국·중국·일본·타이완·네덜란드·필리핀·인도네시아·동티모르 등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전쟁박물관이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라는 명칭으로 지난해 등재를 재신청했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제의 만행에 대한 피해자의 증언을 비롯해 위안부 운영 사실을 증명할 사료와 피해자 조사 자료, 피해자치료 기록, 피해자 지원 운동 자료 등 2744건으로 구성돼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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