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성차별적 내용은 총 31건…평등적 내용 9건의 3배 이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 진행 예정

▲제사음식 준비부터 제기정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제사준비는 여성의 역할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있음(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사음식 준비부터 제기정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제사준비는 여성의 역할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있음(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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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모 지상파 드라마에서 고급식당을 간 부부의 대화 장면 중 음식 값을 확인한 남성이 "하여간 대한민국 여편네들 큰일이야. 남편은 밖에서 7000원짜리 밥 사먹으면서 하루 종일 일하는데 집에서 펑펑 놀고먹으면서 이런데서 칼질이나 하고, 말세다 말세야." 라는 대사가 나온다.


국내 TV 드라마 속에서 그릇된 성역할 고정관념이 여과 없이 방영되고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 의존성향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7 대중매체 양성 평등 모니터링' 사업 일환으로 서울YWCA와 함께 TV드라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간 방송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1사, 케이블 2사의 드라마 프로그램 가운데 방송사별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 22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체 등장인물 가운데 여성은 42.4%, 남성은 57.6%, 주역 역할의 성비는 여성 49.1%, 남성 50.95%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요 등장인물의 직업군을 분석한 결과 회사의 중간관리자 및 임원은 남성이 16명인데 비해 여성은 6명에 불과했다. 그 밖에 변호사, 의사 등 전문 직업군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적었다.

드라마 속 성차별적 내용은 총 31건으로 성평등적 내용 9건의 3배 이상이었다. 양평원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에 대한 의존성향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상파의 A 드라마에서는 며느리가 혼자서 제사음식을 준비하고 제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제사 준비는 모두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드러났다.


지상파의 B 드라마는 가족모임 중 술을 많이 먹고 취해 들어온 여성에게 남편이 "어디서 여자가 술 먹고 들어와서 고성방가야!" 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만취해 소리를 지른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있어 굳이 '여자가'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은 여성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한 것으로 보여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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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평등 사례로는 주인공 여성이 의사로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폭력배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경찰에게 환자의 상황을 당당하게 설명하여 피의자로 오해받던 환자의 누명을 벗겨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 전반에서 의사로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등 여성의 주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준 것으로 양평원은 분석했다.


양평원은 9월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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