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유럽 젊은이들

최경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차장

최경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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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대학을 다녔던 'X세대'들은 취업 걱정 없이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19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 이후로는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극심한 취업대란이 벌어졌고, 지금의 30대에 해당하는'88만원 세대'들은 매우 힘든 취업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청년 취업난은 유럽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의 30세 이하 청년세대는 '1000유로 세대'라 불리는데, 이는 2005년 처음 등장한 용어로 취업이 어려워 저임금의 비정규직 혹은 임시직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의 청년실업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유럽연합의 24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016년 기준으로 18.7%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그리스(47.3%), 스페인(44.3%), 이탈리아(37.8%) 등이 특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역시 청년 실업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에서 29세까지 취업 준비생과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사상최고인 21.5%를 기록하였다. 2007년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나온 지 10년이 지났건만, 청년들의 사정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은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세대(3포세대+내집 마련, 인간관계)'를 넘어 포기해야 할 것이 셀 수 없다고 하여 'N포세대'로 불린다.


유럽통계청은 최근 '유럽 남녀의 생애(The life of women and men in Europe)'라는 흥미로운 통계를 발표했다. 유럽 남녀의 삶을 비교해 보는 통계로 평균적인 유럽인의 생애와 일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남성은 22살에 여성은 23살에 처음 취업하여 남성은 27.1세, 여성은 25.1세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며 평균 59세에 은퇴한다. 평균수명은 남성(77.9세)에 비해 여성(83.3세)이 더 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럽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10점 만점에서 7점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특히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8점이 넘는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1000유로 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실업과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는 유럽에서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난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스스로의 삶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경기 침체나 실업으로 인한 개개인의 부담을 국가의 사회지원 정책을 통해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잘 갖추어진 사회안전망 덕분에 유럽인들은 청년시절 어려움을 겪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생활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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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은 평범한 삶을 꿈꾸지 못하고 있다.'N포세대' 청년들이 취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기반을 갖추고, 사랑하며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자녀를 갖는 평범한 삶을 꿈꿀 수 있도록 희망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회안전망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정부의 균형잡힌 정책 판단과 실행 의지가 절실한 때이다.


최경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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