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후폭풍]신용대출 풍선효과 우려…가계빚 質 악화 가능성
가계빚 질 악화 가능성 대두…54% 차지하는 주담대에 포커싱, 쏠림현상 우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정현진 기자] 10·24 대책에서 정부는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정조준했다. '주택규제 완화→집값상승 기대→주택담보대출 증가→가계부채 폭증'으로 이어지는 매듭을 끊기 위해 대출규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남은 46%에 해당하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ㆍ2 대책 이후 일어난 풍선효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가계부채 총량이 단기간에 추세 이상으로 급증했다"면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내년 1월부터 도입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내년 하반기부터 도입키로 했다. 신 DTI는 '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보유한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한도를 정할 때 모든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반영하도록 했다. 8ㆍ2 부동산 대책의 다주택자 중심 규제 기조가 이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다주택자는 사실상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 가계대출의 남은 절반을 구성하는 비주택담보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자금줄을 죄면 그보다 오히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우회로로 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8ㆍ2 대책 직후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8월 기타대출은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관련 통계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담대로 갔던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릴 경우 가계부채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28%,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78%다. 금융권 관계자는"이번 대책 발표에도 가계의 대출 수요가 줄지 않고 신용대출이나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옮겨 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고 가계부채의 질이 오리혀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그러면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실효성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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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이 1년도 채 남지않은 DSR과 관련해 구체적인 산정방식이 발표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DSR이란 소득 대비 전체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고려한 대출규제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원리금 상환액까지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 등의 한도대출을 어떻게 평가하는 등의 세부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A은행 관계자는 "신DTI는 DSR 도입 이전 과도기적인 과정이라고 본다"며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모든 대출을 반영하는 DSR 도입에 앞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의 성격이 강한데 이번 대책엔 그 내용이 빠져있었다"고 꼬집었다. B은행 관계자는 "DSR과 관련해 아직까지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세부적인 사항에선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많다"며 "DSR 도입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꽤 있다"고 말했다.
10ㆍ24대책의 각론들 대부분이 기존대책의 '재활용'이란 점도 지적되고 있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제도는 이미 각 은행에서 시행되고 있다.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해내리 1대출'은 기업은행이 올해 초 내놓은 소상공인 대출의 금리와 보증료를 추가 인하하고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 규모도 애초 1조 원에서 1800억 원을 더했을 뿐이다. 이외에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지원 등 대부분의 대책이 올해 초 업무보고나 지난해 시행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에 포함됐던 내용들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책들이 기존에 나왔던 것들을 합친 것이여서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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