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왕정의 종말]②푸미폰 국왕은 왜 21세기 가장 '왕다운 왕'으로 불렸을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입헌군주국의 왕으로서 가장 유명세를 가진 왕은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지만 가장 왕다운 왕을 꼽으라면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을 꼽곤 했다. 군림하나 지배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의 입장에서 봤을 때, 푸미폰 국왕의 정치적 입지는 그것을 한참 뛰어넘는 것이었고 타국의 군주들과 비교해서도 막대한 권력과 자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푸미폰 국왕은 현대 생존 군주 중 가장 오래 통치한 국왕으로 70년 4개월을 통치했으며 현재 65년을 통치한 엘리자베스2세보다 더 오래 군림했다. 죽어서도 애도기간 1년동안 실질적인 유훈통치를 했으며 이번에 치러지는 장례식 또한 이제는 동화 속에서나 볼법한 엄청난 규모로 치러진다. 자산은 계속 베일 속에 쌓여있지만 최소 영국왕실의 4배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국의 왕가 재산은 왕실재산관리국(CPB)이 관리하는데 자금 내역을 공표할 의무가 없으며 왕가 자산을 언급할 경우 태국에서는 형법상 왕실모독죄가 적용된다. 그래서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지난 2010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푸미폰 국왕의 재산은 약 300억달러 수준으로 발표됐다. 2차 대전 패전 이후 모든 자산을 빼앗기고 오로지 국가 예산에 따라 중산층 정도의 삶만을 살 수 있는 일본 왕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왕실의 막대한 자산 배경에는 외국자본이 들어올 때, 무조건 태국 국내인과 제휴해야하는 법률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 국적자는 태국에서 49% 이상 소유권을 가질 수 없고 업무용 이외의 부동산은 소유할 수가 없다. 그래서 보통 외국 자본이 들어올 때는 왕실과 제휴해 소유주를 왕실로 하고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따라 왕실 자산은 막대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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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미폰 국왕이 왕실재산을 활용해 시작한 '로얄 프로젝트'는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 등 낙후지역의 민생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사진= Thailand Sustainable Development Foundation)
원본보기 아이콘이 자산을 활용해 낙후된 지방 마을들을 시찰하면서 민생 해결에 나섰던 업적으로 인해 태국 국민들에게는 상당한 사랑을 받고 있다. 즉위 60주년이었던 2006년에는 성대한 행사가 열렸고 심지어 정당들도 탄신일을 앞두고서는 일주일간 정쟁을 중단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의회에서는 즉위 기념일을 국경일로 제정했고 24개국의 국왕과 왕비, 왕족들이 초청되기도 했다. 중앙은행에서는 60주년 기념으로 60바트 지폐까지 발행했었다.
서거 후에도 그의 왕으로서의 권위는 식지 않았다. 지난해 10월13일 사망이 발표되자마자 정부가 일단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1년간 추모기간을 선포했고 한달동안 오락활동을 자제하고 검은 옷을 입을 것을 국민에게 촉구했다. 일선 학교들도 임시휴업에 나섰다. 전 세계 정상들도 조문을 표시했고 특히 같은 불교국가이자 왕국인 부탄의 경우엔 푸미폰 국왕 서거 다음날을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조기를 게양하고 학교와 관공서도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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