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Economia] 도시 집중화와 고령화…상생의 방법 '압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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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아주 오래 전에 충주가 잘 나가던 도시로 꼽혔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10~20년 전부터 이 도시는 정체되어 있어요. 옆의 청주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갔고요. 충주의 시가지는 정지된 느낌이에요. 수십 년 전과 지금이 똑같은 모습이니 말이에요."


충청북도 충주시의 한 문화해설사가 한 말처럼 지방도시는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따른 인구절벽, 저성장세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겹치면서 그 현상은 실제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지방도시의 미래는 어둡다. 2040년 전국 지자체 중 30%는 1995년 대비 인구가 절반으로 떨어져 사실상 기능상실 상태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중 96%가량이 지방 중소도시다. 65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지역도 38%에 달하는데, 이 역시 대부분 지방 중소도시다. 문경·김제·보령시는 국토연구원이 선정한 '인구는 줄고 공간은 비어가는 축소도시' 스무 곳에 해당한다. 이대로 가면 장흥군은 2040년 인구 '0'이 된다. 보은군(2051년), 해남군(2059년), 하동군(2072년)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명품 교육도시', '살맛나는 경제도시', '첨단과학영농도시', '교통중심도시', '글로벌 ○○' 등 저마다 허울뿐인 프레임과 거창한 발전계획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차갑다.


지방도시 쇠퇴의 문제는 곧 나라의 문제가 된다. 인구는 줄고 연령층은 늙고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 있다. 2~3%대 성장률로 주저앉은 우리나라 경제는 이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이전처럼 고성장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경제문제 뿐 아니라 인구 역시 2030년경 정점을 찍고, 그 뒤로는 급속히 줄 전망이다. 정부는 30년간 인구가 15% 증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지어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은 우리나라를 300년 뒤 지도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도 지방도시의 쇠퇴를 부추긴다.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면 그나마 좀 더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돈과 사람이 몰리게 마련이다. 불경기에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올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2539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49.5%를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8.2%에서 조금씩 상승했다. 시도별 인구를 비교하면 경기도가 1267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24.7%를 차지했다. 뒤이어 서울(19.1%), 부산(6.7%) 순이었다.


그런가하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고령화문제와 겹쳐 지방도시의 노쇠화로 이어진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78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21만 명이 늘었고 반면, 유소년인구(0~14세)는 677만 명으로 전년도 691만 명에 비해 14만 명 줄어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21.3%), 전북(18.4%), 경북(18.2%), 강원(17.2%), 충남(16.5%) 순이다.


저자는 '압축도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사고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방도시가 스스로 쇠퇴를 인정해야 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팽창은 곧 재앙이다. 난무하는 구호와 무분별한 다수의 축제는 이제 그 규모를 줄여야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재임기간 동안 연 10조원씩 총 50조원을 도시재생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인다. 쇠퇴하는 지역에 돈만 투자한다고 그 지역이 살아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체질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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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우선 쇠퇴하는 지방 중소도시들은 외곽개발을 멈춰야 한다. 둘째, 흩어진 도시의 기능을 도심으로 모아야 한다. 광역교통망으로 인근 지방 거점도시와 연결시키고, 거점도시는 중소도시가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기능을 떠안아 주변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중소도시에 맞는 일자리를 육성해야 한다. 대기업들의 공장이 지방에 자리 잡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지역 특성에 맞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마을기업을 육성해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도시의 쇠퇴는 도시의 죽음이 아니다. 저자는 축소된 상태로도 오히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지 못하다면 실제로 지방도시 살생부를 작성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지방도시 살생부/마강래 지음/개마고원/1만4000원>


문화부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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