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백남기 과실치사' 구은수 前청장 등 불구속기소(종합)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이 농민 고(故) 백남기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구은수(59)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17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 전 청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고 당시 현장 지휘를 맡았던 신윤균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장(총경), 살수요원이었던 한모ㆍ최모 경장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의 이번 처분은 백남기씨 유족이 2015년 11월 고발을 한 뒤 약 2년 만에 나온 것이다.
구 전 청장 등은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 과정에서 살수차로 백남기씨를 직사살수해 지난해 9월25일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가슴 윗부분에 직사를 할 수 없도록 한 살수차 운용지침을 어겨 백씨의 머리 부위에 직사살수를 함으로써 상해를 입힌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행 '살수차 운용지침'은 ▲직사살수를 할 때는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해 사용할 것 ▲제반 현장상황을 고려해 물살 세기에 차등을 두고 안전하게 사용하고 부상자 발생 시 즉시 구호조치할 것 등을 규정한다.
당시 경찰은 지침을 위반해 시위대와 떨어져 혼자 밧줄을 당기고 있는 백씨의 머리에 약 2800rpm의 고압으로 13초 가량 직사살수를 하고 백씨가 넘어진 뒤에도 17초 가량 직사살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경찰이 당시 현장상황을 살피지 않은 채로 지면을 향해 살수를 시작한 후 점차 상향해 살수를 하는 식으로, 가슴 윗부위에 직사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구 전 청장이 당시 백씨의 머리를 겨냥한 직사살수가 이뤄진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현장 지휘관, 살수요원 등에게 지시해 이를 중단시키거나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고 살수 지시만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현장 상황을 지휘ㆍ감독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 의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경비 관련 대책문건이 있는데, 이 문건에 최종 책임자가 구 전 청장으로 나오고 강 전 청장은 등장하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살수 허가도 구 전 청장 권한이었고 당시 무전 일지에 따르면 구 전 청장이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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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번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경찰의 살수로 시위자가 실명했던 독일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국민적 관심 등을 고려해 14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기소를 결정했다.
한편 구 전 청장은 경찰 인사에 관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의 피의자로 이날 오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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