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논란]산업별 영향 극명…낮은 생산성·경직된 노동유연성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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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산업별로 영향 달라 획일적 잣대 안돼
-숙박 음식업 광업 등은 초과근로 필요
-교육 금융 보험 등은 현재도 근로시간 길지 않아
-장시간근로 원인, 기업의 쥐어짜기에만 있지 않아
-연장근로나 연차수당 기대하는 노동계 심리도 작용
-노동경쟁력은 국제기구 하위권 맴돌아…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근로시간 단축이 미치는 영향은 산업별로 다르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 정책 수립 시 사업장 규모만이 아닌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2015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근로시간 단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결과, 전체 산업 중 부동산 및 임대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월 평균 29.7시간의 초과근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숙박 및 음식점업은 월 평균 20.9시간, 광업 20.9시간, 도소매 15.6시간의 초과근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 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수도사업, 전문ㆍ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 현재도 근로시간이 길지 않은 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초과근로시간이 많아 장시간근로를 하는 것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의 장시간화가 굳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월평균 근로시간은 길지 않지만 특정 근로자가 많은 시간 일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산업별로 근로시간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영향도 상이할 수 있다. 획일적 규제가 이루어질 경우 주로 영세자영업자들이 근로자를 고용해 소규모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부동산 및 임대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어 본래 취지와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의 원인을 단순히 기업의 노동자 쥐어짜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나무만 본 것이라고 말한다. 법제도와 노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초과근로에 따른 할증률(50%)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측면에서는 높은 간접노동비용과 낮은 노동생산성, 근로자입장에선 수당을 받기 위해 초과근로를 하고 연차를 덜 활용하는 것 등이 결합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과근로 할증률(50%)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할증률(25%)의 2배다. 일본은 연장과 야간은 25%(월 60시간 초과 시 50%),휴일은 35%(중복할증 없음)도 프랑스도 연장근로가 25%할증이다. 독일의 경우 법규정이 없고 노사가 단체협약에서 결정한다.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가 9월 1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가 9월 1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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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노동생산성과 경직된 노동유연성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137개국 중 26위로 작년과 동일했다. 노동(4계단↑, 73위), 고용ㆍ해고관행(113→88), 노사협력(135→130) 등은 바닥권이다. WEF는 특히 노동시장의 낮은 효율성이 국가경쟁력 상승을 발목 잡는 만성적 요인임을 지적하고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유연성 확보와 함께 전직ㆍ재취업 지원 등 적극적 노동정책의 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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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생산성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여 같은 제품을 만드는데 더 많은 근로시간이 소요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의 66.9%에 불과하고 미국(48.7%), 프랑스(52.3%),독일(52.6%),영국(65%), 일본(79.0%)보다 낮다. 노동 생산성을 개선하지 않은 채 단순히 노동시간만 줄이면 기업과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족한 근로시간이 모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은 현실과 다소 괴리되어 있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대기업 임원은 "경직적 노동시장인 우리나라에서 근로시간 단축 시 당장은 노동비용 상승을 감당할 수 없어 추가 고용을 하기 보다는 생산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단순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려는 유인이 높아 일자리 창출효과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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