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휴업일ㆍ반나절 가까이 되는 근무시간 등 개선해야
김종훈 새민중정당 의원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휴식 제공해야"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백화점, 면세점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발. 높은 힐을 신고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다보니 상당수의 서비스직 노동자들의 발은 제각각 휘어져 있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한 달에 한 번 안쉬고 일 할 수 있는 노동자가 있나."
샤넬, 디올 등 해외 명품 브랜드 판매직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13일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은 쉬는 날로 지정하기' 등 행정적인 조치를 취해서라도 휴식을 제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 의원은 발가락이 제각각 휘어진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면서 "발레리나의 발이 아니라, 일하는 노동자의 발이다"며 "하루 종일 높은 힐을 신고 일하다 보면 발가락이 (사진처럼) 오그라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김소연 샤넬 노동조합 위원장과 김성원 부루벨 코리아 노동조합 위원장은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전했다.
김소연 위원장은 "백화점에서 평일 9~8시까지 11시간 일하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12시간 일한다"며 "근무시간이 너무 긴 탓에 퇴근시간이 늦은 이유로 주중, 주말에는 아이를 전혀 케어할 수 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했던 아이가 마음의 병이 생겼다"며 "한 달에 2~3번 정도라도 고정 휴일이 확보되고, 아이에게 '잘자'라고 인사할 수 있도록 퇴근시간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현장에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현실이기도 하다"고 꼬집으며 "노동환경 개선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여러 차례 제도화하자고 이야기해봤지만,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여러 행정적 조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김성원 위원장에게도 2분간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김성원 위원장은 "공항 면세점 같은 경우는 밤 늦게 퇴점하고 새벽 일찍 개점하기 때문에 때때로 밤늦게 퇴근하고, 다음 날 일찍 출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집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4시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면세점은 판매직의 90%이상이 여성으로 이뤄져 있다"고 강조하면서 "너무 짧은 시간 집에 있다 나오다 보니 잠든 아이의 얼굴만 보고 나온다는 이들도 있고, 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에 걸렸어도 영업시간 혹은 휴일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쉬는 날 병원 가는 것도 힘들어 하고, 난임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