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노공상]사=정치가 정책을 지배할 때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소득주도 성장'을 내걸고 경제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와 여당이 집권 초기 야당, 시민단체 등과 번번이 엇박자를 내며 갈등을 빚고 있다. 공약 실천을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 동력이 필요하지만 여당의 일방공세에 야당이 맞서면서 여야 간 대립전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결국 새 정부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여야 간 첨예하게 맞붙은 이슈 중 하나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국세 및 세외수입 확충과 세출절감으로 조달한다고 했다.
당시 여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여·야·정 협의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부 정책에 이견이 있다면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세법 개정과 관련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야권을 압박하기도 했다.
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규제 완화로 과열된 부동산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리한 재정 운영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실망스럽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증세하려면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먼저 따져야 하는데 군사작전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 인상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정책이 될 것이라며 여야 4당 정책위의장들이 세제개편 방안을 놓고 TV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을 향해 지금의 국회 구도는 여당 혼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능 정당이라며 야당과 협치 없이는 원만한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다. 바른정당은 정부가 여·야·정 협의를 하자더니 비판을 무시하고 독선으로 증세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이콧을 선언했던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정기국회 보이콧을 공식 철회했다. 다만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면서도 장외투쟁도 함께 하는 이른바 ‘원내·외 병행’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로 여야는 또 한 번 대립했다. 김 대법원장 표결은 재석 298명 중 160표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본회의 상정까지 여야 갈등이 이어졌다. 그 사이 국회는 각 상임위를 열고 법안 논의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시작 직후부터 인사 문제 등을 이유로 이어진 여야 갈등이 상임위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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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증세안과 김영란법 등 쟁점 법안은 상임위에 상정은 됐지만 여야 입장 차이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오는 11월에 논의하기로 하고 법안 처리는 또 연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지난 28일 끝났지만 이처럼 여야 간 갈등으로 법안 처리 실적은 미미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여야 합의와 자구 수정을 마친 법안 140여개를 가결해 다음날 열리는 본회의로 넘겼다. 설사 이 법안들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더라도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은 수천여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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