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의 막말]②장소 안가리는 독설…때론 '사이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제72차 유엔(UN)총회서 미국 정상과 북한 대표가 서로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로켓맨', '정신이상자' 등 거친 언사가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고, 리용호 외무상은 트럼프 발언에 대해 "트럼프는 악의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외교 석상에서 정상들의 막말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193개국 회원국의 유엔총회처럼 큰 외교무대일수록 각국 정상들의 발언이 국제사회에 주는 영향력은 크다. 하지만 '막말' 정치인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다.
대표적인 이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였다. 지난 2009년 제64차 유엔총회에서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는 통상 한 정상 당 15~20분 동안 이어지는 기조연설을 장장 96분을 진행했다. 당시 단상에 놓인 유엔헌장 사본을 찢으며 "안전보장이사회는 테러 이사회"라며 "아프리카 국가들을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들로부터 7조7700억 달러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도 폈다.
악동들의 '막말' 행보는 해외 순방도 가리지 않았다. 지난 3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미얀마 순방일정 중 진행된 연설에서 유럽의회가 필리핀의 사형제 부활에 경고를 표하자 "당신들 국가에나 신경 써라. 젠장, 왜 필리핀에 간섭하려고 하냐"고 비난했다.
하지만 뼈가 있는 독설은 때론 이른바 '사이다'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6년 제61차 유엔총회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를 '악마'라 불렀다. 전날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도 "어제 악마가 이 연단에서 이 세상이 마치 자신의 것인 마냥 말했다"며 "아직도 (지옥의)유황 냄새가 난다"고 비아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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