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그간 "검토 상황 아니다" 입장 선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업계 대표단과 경제 부총리 간 만남을 하루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인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논의 사항 아니다"라는 그간의 입장을 선회, 중요 파트너인 롯데면세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인하 가능성을 열었다.
18일 인천공항공사는 롯데면세점의 공식 임대료 조정 협의 요청에 대해 임원급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롯데 측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본 협의는 9월말 착수하며 필요하면 수시로 추가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양측의 합의 무드는 업계 대표단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의 만남을 하루 앞두고 조성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달 19일 김동연 부총리는 김영문 관세청장,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함께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찾은 뒤 3기 사업자 대표단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김태호 호텔신라 면세(TR)사업부장(전무),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대표단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운영난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에 대한 지원방안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영 부담의 핵심 요인은 인천공항 임대료의 인하를 적극 건의할 전망이다. 최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금한령(자국민들의 한국관광 제한 등)으로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했으며, 각 업체들도 잇달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는 상황도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보전해주던 시내면세점까지 이익이 쪼그라들면서 관련 업체들은 그간 임대료 인하를 인천공항공사 측에 건의해왔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지난 2015년 인천공항 3기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은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조 단위의 연 임대료를 공사에 납부해야 한다.
운영 중반 이후부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롯데의 경우 5년치 임대료인 총액 4조1200억원(4개 사업권, 8849㎡)의 대부분을 3년차부터 집중적으로 내는 방법을 택했다. 앞선 1·2년차에는 각각 5000억·5100억원을 납부했고, 3년차에는 전년 대비 50%가 증가한 7700억원을, 4· 5년차에는 1조1600억·1조1800억원을 납부키로 했다. 공사 측에 공문을 보내는 등 롯데가 가장 적극적으로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3기 사업자인 신라면세점(3개 사업권, 3501㎡)은 5년 간 각각 2600억·2800억·2900억·3100억·3300억원을, 신세계(1개 사업권, 2856㎡)는 1~5년차에 약 800억~900억원씩 납부키로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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