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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미국 경기, 정점에 근접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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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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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순환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8월까지 98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 확장이 언제까지 더 이어질 것인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 관심사인데, 갈수록 미국 경기가 정점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경제의 총체적 활동수준을 의미하는 경기는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순환한다. 미국 경제도 1945년 이후 11번의 경기순환을 거쳤는데, 이 기간 동안 확장국면은 평균 58개월이었다. 2009년 6월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이번 확장국면은 과거 평균보다 훨씬 더 길게 진행되고 있다.
또 베트남 전쟁이 있었던 1960년대의 106개월, 정보통신혁명을 겪었던 1990년대의 120개월을 제외하면 미국 경기순환 역사상 세 번째로 가장 긴 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경기 확장국면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있는데, 1990년대의 정보통신혁명 시기의 확장보다는 훨씬 더 짧아질 확률이 높다.

1990년대 중반에 정보통신혁명으로 각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걸쳐 생산성이 증가했다. 예를 들면 1980년대 연평균 1.5% 증가했던 노동생산성이 1990년대는 2.1%(특히 1996~2001년에는 2.8%)로 높아졌다.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총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했고, 미국 경제는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를 '신경제'라 불렀고,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소비를 늘렸다. 초기에는 생산성 증가로 총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고, 나중에는 소비 증가로 총수요 곡선이 오른 쪽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경기 확장은 역사상 가장 긴 120개월을 기록한 것이다.

2009년 6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 확장도 외형상으로 정보통신혁명 때의 확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경기 확장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이번 경기 확장에서도 미국의 총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했다. 1990년대는 생산성 증가가 그 원인이었지만, 이번에는 셰일가스 등 에너지 가격 하락이 공급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9~2016년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0.9% 증가에 그쳐 오히려 1980년대보다 나빠졌다.
수요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1990년대 경기 확장 때는 건전했던 가계가 소비를 늘려갔지만(물론 경기 확장 후반에는 가계 부채가 크게 늘면서 2008년 경제위기의 한 요인이 되었다.), 이번에는 수요 증가가 재정 및 통화 정책에 크게 의존했다. 2006년 국내총생산(GDP)대비 62%였던 연방정부 부채가 지난해에는 105%로 높아질 만큼 정부가 과감하게 수요를 부양했다. 통화정책도 이에 뒤지지 않았는데, 연방기금금리를 거의 '0%'까지 내렸고 양적 완화라는 명목으로 3조달러가 넘는 돈을 찍어냈다.

그러나 이제 정책으로 수요를 더 이상 부양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의 적은 미 의회다'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정부가 부실해졌기 때문에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쓰기 어려워졌다. 경제 각 분야, 특히 주가와 집값 등에 '비정상적 과열'을 초래했던 통화정책이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과거 미국 경기순환으로 판단해보면 경기 확장국면이 현재보다 더 오래 지속될 확률은 10% 이하다. 경기 수축국면 진입에 앞서 장단기 국채수익률의 차이가 축소하거나 주가 혹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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