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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후]②인터넷 떠도는 은밀한 내 사진, 해결사가 필요해

최종수정 2017.08.01 17:30 기사입력 2017.08.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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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영상 유포 막는 디지털 장의사 호황 맞아

디지털 장의사. 사진=아시아경제DB

디지털 장의사. 사진=아시아경제DB


최근 5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개인 성행위 영상' 신고건수는 1만9000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무려 3636건이 접수됐는데 2014년 1404건과 비교해 2.4배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신체 중요 부위가 포함된 영상을 찾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시물이 일파만파 퍼진 경우 피해자 혼자만의 힘으로 이 모든 걸 찾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설사 찾는다고 하더라도 해당 자료를 수집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또 다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직접 수집하는 데 부담을 느낀 피해자들이 비용이 들더라도 '디지털 장의사'를 찾는 이유다.

'디지털 장의사(디지털 세탁소)'란 개인이 원하지 않는 인터넷 기록이나 사망한 사람의 디지털 흔적을 찾아 지워 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리벤지 포르노를 포함한 개인 정보 노출 사례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장의사 업체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08년 4월 국내 1호 디지털 장의사 업체가 등장한 뒤 현재 약 30여개의 업체가 성업 중이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한 해 동안 적게는 500건에서 많게는 3000건 이상의 의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시간·개수 등에 따라 비용 천차만별…'완벽한' 삭제는 불가능

디지털 장의사의 업무는 고도의 기술과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일단 고객의 요청이 접수되면 자체 개발한 검색 엔진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해 게시물을 찾아낸다. 이후 삭제 가능한 범위와 예상 소요 시간, 비용 등을 산정해 고객에게 알린다. 계약이 성사되면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작업 범위를 정한 뒤 해당 게시물이 있는 사이트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청한다.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남긴 고객 문의글. 사진=산타크루즈 컴퍼니 사이트 캡쳐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남긴 고객 문의글. 사진=산타크루즈 컴퍼니 사이트 캡쳐


게시물 삭제에 걸리는 시간은 사이트 운영자의 응답 속도에 달렸다. 게시물 1개당 빠르면 몇 시간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소요된다. 만일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응답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하고, 여기서도 해결이 나지 않으면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삭제 비용은 작업 시간·게시물 개수·작업 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보다는 영상이 당연히 더 비싸고, 유출 사진이나 영상이 해외 사이트에까지 퍼진 경우에도 비용이 추가된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를 고용했다고 하더라도 유출된 정보를 모두 지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해외 사이트의 경우 국내 사이트보다 운영자에게 연락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적 조치를 취하기 힘들어 삭제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최근 데이트 폭력에 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한편 리벤지 포르노 등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심리상담 및 삭제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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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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