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보사회의 핵심은 유용한 정보를 생성하는 것과 이를 빠른 시간 안에 수요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정보의 생산과 전달에는 컴퓨터와 통신 기술의 기여가 절대적이다. 반도체의 집적도는 18개월 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컴퓨터 프로세서의 성능은 대폭 향상 되어 왔다. 통신 기술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광통신의 경우,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지난 30년간 약 십만 배의 통신 속도 향상을 이뤄왔다.
지난 해 이세돌과 대결에서 승리했던 알파고도 바둑 한 수를 두기 위해선 지구 반대편인 미국에서 광통신망을 타고 우리나라 대국장으로 데이터가 전달되기도 했다.
이처럼 광통신은 ICT분야의 핵심기술이지만, 통신은 그냥 공공재처럼 늘상 있는 존재로 여겨져 그 소중함을 등한시 해 온게 사실이다. 해외의 경우, 유선통신망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사업자들이 직접 광섬유 포설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또 핵심 부품 확보가 장비 구축의 주요 요소로 부상하면서 시스템 업체가 부품 업체를 인수ㆍ 합병하는 수직 계열화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예상된다. 광통신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활약이 예상된다. 광통신을 이용해 지능형 초연결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져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을 꽃피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기술은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AR/VR), 홀로그램, 의료,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광기술은 초연결 사회에서 정보 보호를 위한 절대적 보안 통신의 구현도 가능하다. 양자의 중첩성과 병렬성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연산을 처리하는 양자 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기술은 통신 인프라 기술로서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통신 부품은 전송 거리, 속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필요로 하는 다품종소량 생산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중소기업에도 적합하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도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벤처 창업이 가장 활발한 분야이기도 하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인프라로서 광기술 관련 핵심 부품 기술 확보에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계획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소재부품연구소장 엄낙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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