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 먹는 보양식, 삼계탕보다 장어·전복·낙지 강세

삼계탕/사진=롯데마트 제공

조리하기 어려운 삼계탕보다 다른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복날에는 역시 삼계탕'이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끓이는데 필요한 생닭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장어·전복·낙지 등 수산 보양식 재료 매출은 상승했다.

복날에 삼계탕을 직접 끓여 먹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것은 닭 가공업체가 가장 실감 나게 느끼고 있다.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30%로 1위 업체인 하림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복날 대목이 해가 갈수록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림에 따르면 복날을 앞둔 5∼9일 하루 평균 생닭 출하량은 18만 마리 수준이다. 작년 초복을 앞둔 때에 하루 평균 20만7000마리씩 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약 12%가 줄어들었다. 이용현 하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도 있고, 복날 보양식 선택 범위가 넓어지면서 삼계탕을 찾는 수요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역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2년전부터 업종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며 "유독 닭요리가 이런 저런 상황과 맞물려 부침을 많이 겪어 사시사철 손님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음식 메뉴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마트

보양식계의 '지각 변동'은 대형마트 판매 추이에서도 나타났다. 이마트가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재료인 닭·오리·장어·전복·낙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5년 63.3%를 차지했던 닭 매출 비중은 올해 59.8%까지 떨어졌다.

반면 장어·전복·낙지 등 수산 보양식 재료 매출은 2015년 24.6%에서 올해 40.6%로 16.0%포인트 늘어났다. 삼계탕이나 백숙에 전복이나 문어를 같이 넣은 해신탕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수산 보양식 중에서 장어는 손질이 다 된 것을 사서 구워 먹기만 하면 돼 보양식 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근래 많이 증가했다.

또한, 수산 보양식은 1인 가구 증가로 주목받는 간편식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복날을 타깃으로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 같은 간편식 수산 보양식품을 한시 판매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윤재길 기자 mufrooki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