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매직 히포' 현주엽 "LG 아니면 안 왔다"
LG에서 가장 오래 뛰고 은퇴…선수생활 9년중 마지막 4년이 LG
레전드 12인중 유일한 우승 無…"선수들 키워 2~3년 안에 도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농구 LG 현주엽 감독(42)의 선수 시절을 평가한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그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지난 2월1일 출범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레전드 12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열두 명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 반지가 없다. 이미 30대가 된 뒤 프로 생활을 시작한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52)과 두 외국인 선수(조니 맥도웰, 애런 헤인즈)를 제외하면 프로 선수로서 경력도 9년으로 가장 짧다. 한국 농구 최고의 재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현주엽 감독에게 9년은 너무 짧았다.
그래서 일까. 그는 일찍 감독으로 돌아왔다. '현주엽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선수로서 시간이 짧았기에 역설적으로 감독 현주엽을 보여줄 시간은 많이 남았다. 현 감독은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승에 대한 소망이 간절한다"고 했다.
현 감독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선수단 훈련을 지휘한 지난달 28일,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 체육관에서 인터뷰를 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코트 한편에서 사진을 찍으며 현 감독은 자주 "이번 사진 무척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이 운동하는데 옆에서 사진 찍고 있으니까…"라며 민망해 하기도 했다. 빨리 감독으로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듯 했다.
선수 때 그랬듯 '감독 현주엽'도 자신감이 넘쳤다. "제가 선수들보다 농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좋은 쪽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안다면서도 현 감독은 소통을 강조했다. "내가 더 잘 안다고 해서 무조건 나만 따라와 할 수는 없다. 마지막 작전시간에 슛을 쏴야 하는 순간에 '해 보고 싶다'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현 감독은 구단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LG는 아직 챔언결정전 우승을 하지 못했다. LG 농구단 창단 작업부터 함께 한상욱 LG 단장(53)도 현 감독만큼 우승에 목마르다. 현 감독은 "선수 시절 단장님이 사무국장이셨다. 코치 경험이 없는 저를 선택한 것은 구단 입장에서 큰 모험이다. 그래서 굉장히 고맙다.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현주엽 감독은 선수 생활 중 가장 긴 4년을 LG에서 보냈다. 은퇴한 팀도 LG였다. 현 감독은 "LG 외 다른 팀에서 제안이 왔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 감독은 소통과 함께 '많은 운동량'을 강조했다. 그는 "노력 없이는 재능도 발현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 감독 자신이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현 감독은 "휘문중학교 농구부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을 때 코치로부터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었다. 제 안에 있던 운동능력도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발현된 것이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했다. 오후 8~9시에 농구부 운동이 끝나면 모두 다 간 것을 확인하고 혼자 체육관에 와서 오후 10~11시까지 운동했다"고 했다.
현 감독은 LG와 3년 계약했다. 처음 1년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며 6강을 목표로 뛰겠다고 했다. 현 감독은 "LG 선수들이 리그 내 톱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큰 선수들이다. 특히 김시래(28)와 김종규(26)는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제대로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2~3년 안에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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