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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저격수' 공정위장에 말 아낀 재계…초긴장 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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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교수. 사진= 국회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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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올 것이 왔나"

17일 재벌저격수, 삼성저격수로 불려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자 재계가 다시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김 교수의 공정위장 내정 소식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긴장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재계 관계자는 "김 교수가 대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정위의 수장을 맡게 될 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면서 "공정위가 소비자와 생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추 역할을 하고 법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 정부의 최대과제가 경제위기극복과 일자리창출이라는 점에서 공정위도 규제를 위한 규제보다 경제를 살리는 규제개혁에도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재계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많은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오랜 기간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으면서 재벌, 특히 삼성과 현대차, SK 등 상위 그룹의 지배구조와 총수경영 체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대표적 진보경제학자다. 김 교수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수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미 대선 기간 문재인캠프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서 경제분과 분위원장을 맡으며 내각 입성이 예고됐었다.

김 교수는 삼성저격수로 불릴 만큼 재계 서열 1위 삼성에 대한 비판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서는"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래전략실에서 이뤄진다"며 "미전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하고, 많은 경우 무리한 판단을 하고 불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해체를 두고서는 "단순한 미래전략실 해체 선언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각 계열사 및 그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고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전실 해체로 컨트롤타워 기능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 미전실의 기능을 일부 축소하고 부분적으로 분할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핵심 계열사 내부로 이전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한 청문회에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이 보고서 작성과 관련 한화증권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주장에 대해 "경영기획실의 지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뜻이었을 것이다"며 "한화증권 주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김 회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기업지배구조가 얼마나 엉망인지 보여주는 것이다"고 했다.

김 교수가 공정위장을 맡으면서 대규모기업집단지정제도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김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는 경제개혁연대는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보다 세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예컨대 경제력집중 억제 규제, 지배주주의 부당한 사익추구 규제, 기업 간 불공정거래 규제, 금산분리 규제, 기업집단 정보 공시 의무 등으로 규제를 구분하여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적용범위를 달리 정하자는 것이다.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방식도,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방식 대신, 자산순위를 기준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자산 5조원 또는 7조원 또는 10조원 여부를 떠나, 차제에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아울러 '공정위의 중수부',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웠던 조사국을 부활시키기로 했다.조사국은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정보 수집을 전담했던 조직이다. 1996년 말 탄생한 후 대기업을 집중 감시했으나 기업 반발이 거세지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2월 해체됐다.

조사국은 '10대 재벌, 그중에서도 4대 재벌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할 조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국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조사가 강화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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