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서 주연 수학여행

구봉서 주연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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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은 구봉서를 모를 테고, 베이비붐 세대라면 코미디언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코미디언이기 전에 일류 배우였고 뛰어난 아코디언 연주자였다. 특히 배우로서 쌓은 업적이 훗날 텔레비전 코미디로 거둔 성공에 가린 면이 없지 않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동안 현충일이 되면 공영방송에서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이라는 영화를 방영하곤 했다. 당대의 감독과 명배우가 총출동한 대작 영화다. 대종상 감독상, 대종상 녹음상, 청룡영화상 감독상, 청룡영화상 특별상, 대종상 신인기술상을 휩쓸었다.

제작진이 화려하다. ‘만추’(1966), ‘삼포 가는 길’(1975)을 연출한 이만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동휘, 최무룡, 이대엽, 독고성 같은 대배우들이 출연했다. 구봉서는 장동휘, 최무룡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400편에 이른다.


구봉서의 대표작은 ‘돌아오지 않는 해병’과 1969년에 주연으로 출연한 ‘수학여행’이 꼽힌다. 문희, 황해, 장동휘, 안인숙, 양훈 등이 나온다. 손수레도 없는 섬마을 국민학교(초등학교)에 부임한 교사 김선행(구봉서)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감동적이다.

학생은 다 합쳐 서른다섯 명. 김선행은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는다. 학생들의 소원은 ‘뭍’에 가보는 것. 김선행은 이들을 위해 수학여행을 계획한다. 마을 어른들이 반대를 하지만 아이들이 가축을 키워 모은 돈으로 결국 서울에 간다.


영화의 배경이 된 섬은 선유도다.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개통돼 육지와 통하는 길이 열리기 전까지 군산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육지에서 멀기는 하나 가는 동안 뱃길이 아름답고, 철따라 나는 생선 맛이 귀해 다녀온 사람은 잊지 못하는 섬이다.


최근 전라북도와 군산 지역 신문을 인터넷으로 살펴보니 선유도가 불법 건축물과 불법 운송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는 모양이다. ‘선유도상가협의회’가 주장하기로는 선유도에서 불법영업을 하는 식당과 민박업소가 열 곳을 넘는다고 한다.


서울역에 도착한 아이들이 ‘서울수학여행 선유도국민학교’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다. 아이들은 연신 고개를 쳐들고 무언가를 올려다본다. 서울 스퀘어같은 빌딩도 없는데. 구봉서는 그들 뒤에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저 하늘 너머 어디에서 쉬고 있을 구봉서를 찾는 듯하다.


타임 워프(time warp), 시간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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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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